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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사용 후 배터리' 사업 속도…2030년 실질적 수익 기대

기사등록 : 2024-06-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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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배송 外 생산·재활용·전처리 시장도 진출 계획
국내와 유럽·미국·동남아 네트워크 확대 동시 추진 중
R&D 투자 규모는 아쉬워…업계 "점진적인 확대 예상"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현대글로비스가 '사용 후 배터리'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각 사업의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자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글로비스이 구상 중인 EV 사용 후 배터리 사업 밸류체인. [사진=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처]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사용 후 배터리 서비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사용 후 배터리란 신제품 대비 성능이 70%를 밑돌아 전기차에 더 이상 쓸 수 없는 배터리를 의미한다.

현대글로비스가 사용 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시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판매된 전기차들이 2030년쯤 폐차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이 2030년쯤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역시 2030년 전기차 폐차 대수는 411만대 수준으로 봤고 2040년엔 4227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기차 수명과 직결되는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의 매출 규모 역시 2030년 420억달러, 2040년 2090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시장 상황에 맞춘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먼저 자사 강점인 물류 운송 체계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공급망 관리(SCM)를 통합해 모델부터 생산, 물류, 재활용, 전처리 영역까지 일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에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한 것 역시 프로세스 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알의 전처리 기술과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해당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제주도에 사용 후 배터리 전처리 설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사업 거점 확대도 추진 중이다. 거점 간 운송을 최소화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 세계 26개국, 96개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완성차 생산 및 AS와 관련된 네트워크에 집중됐다. 이 상태로도 사용 후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화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배터리 특수성을 고려해 전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국내와 유럽, 미국, 동남아에서 거점·신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나서왔다. 배터리 운송의 핵심이 전용 용기라는 것을 깨닫고 사용 후 배터리 수거를 위한 전용 회수 용기를 개발해 특허 취득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국내외에서 이미 공급 중으로 여러 층에 배터리를 담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어 효율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아쉬운 수준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분야에 사용한 비용은 113억원 상당이다. 전년(82억원) 대비 37.7% 늘어났긴 하지만 매출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은 25조6832억원으로 이 중 R&D 비중은 0.04%에 그친다. 2021년과 2022년 역시 매출 대비 R&D 비중은 0.02%, 0.03%로 미미하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구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한 만큼 향후 R&D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며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 입장에서 R&D 투자는 계속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30년부터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완성차 해상운송, 부품 물류 등 기존 독보적인 공급망 관리(SCM) 역량을 기반 삼아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서도 회수·운송·보관 등 배터리 주기 전 영역에 걸쳐 최적의 물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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