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야당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노사관계 파탄을 넘어 국가경제까지 위태롭게 될 것"이라며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 부회장은 25일 서울 경총회관 5층 강의실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발의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근로자·사용자·노동조합의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함으로써 노조법을 형해화시키고 노사관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 2024.06.21 leemario@newspim.com |
이 부회장은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가 아닌 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누구나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근로자로 추정되는 황당한 결과가 발생한다"며 "또 해고자 복직과 같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부터 고도의 경영상 판단, 정치적 이슈까지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해 거의 모든 의제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 상대에게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노조공화국, 파업공화국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대한 다수의 형사처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용자 개념에 대한 무한정적인 확대는 우리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노동규제에 따른 사법리스크를 가장 우려하는 외투기업들이 어떤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체교섭 거부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 국내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부회장은 "개정안은 사내 하청의 경우 원청사업주를 무조건 사용자로 규정하는 등 민법상 계약의 실체를 부정하고 우리나라 법 체계를 형해화시키고 있다"며 "국내 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로 다양한 협업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하게 된다면 원청기업이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면서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무리하게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이유가 헌법상 보장된 노동권을 무력화시키는 손해배상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행법에 따라서도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으며 사용자들은 그에 따른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현장에서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등 불법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배상마저 원칙적으로 봉쇄된다면 산업현장은 불법행위 해방구로 전락해 무법천지가 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 및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이 문제라면 먼저 사업장 점거나 폭력같은 불법행위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야당이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사업장 점거 금지 등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국회가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며 "그렇게 돼야 최소한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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