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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과잉경쟁]上 삼성과 미래에셋운용 다투는 이유, '점유율차 '2%p' 초박빙'

기사등록 : 2024-06-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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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ETF 순자산 33% 급증...순위 경쟁도 '후끈'
삼성과 미래에셋이 1,2위 구도..KB·한국이 3·4위 형성
ETF 리브랜딩 현상...상단 노출 효과 노린 전략 등장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고객 접근성 보다 투자 철학이 더 중요"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경쟁도 덩달아 심화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월배당 상품 등 금융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는 한편, 브랜드명 변경으로 분위기 쇄신을 노리기도 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내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150조 60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6월 말 100조 312억원으로 기록한 이후 약 1년만에 15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업계는 월배당 상품 출시가 ETF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월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2022년 말 8578억원에서 지난 20일에는 8조 6792억원으로 무려 10배 성장했다. 동기간 상품 수도 21개에서 59개로 3배가량 늘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4.06.26 hkj77@hanmail.net

특히 한국 인구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6.25 전쟁 후 태어나고 자란 세대)의 은퇴 시점이 도래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옵션 매도 비중을 최소화해 지수 상승을 추종하는 월배당 커버드콜 ETF 시장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736억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이 올해 5월에는 2조9356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상품 수도 6개에서 22개로 급증했다.

중형사 관계자는 "퇴직자들이 많아지면서 안정적 월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월배당 ETF 성장이 전체 ETF 시장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별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ETF AUM 순위는 삼성자산운용(59조 3690억원)이며,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55조 6790억원)이 바짝 쫓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각각 38.90%와 36.49%로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2.41%포인트(p)에 불과하다.

불과 2년 전인 2022년 1분기만 하더라도, 양사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4%대(삼성 41.43%, 미래 37.14%)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 말(4.31%p) ▲2023년 말(3.37%p) ▲2024년 초(3.21%p) 등 ETF 1·2위의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좁혀지고 있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3·4위 경쟁도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ACE ETF의 순자산액은 10조 543억원, 시장 점유율은 6.6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순자산은 5조 9179억원, 시장 점유율은 1.74%p 늘어난 수준이다.

ETF 업계 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7.58%)과 점유율 차이는 0.95%로 좁혀졌다. 연초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3.03%p였는데, 불과 6개월 사이 1% 미만으로 좁혀진 것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 소비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며 "여러 운용사가 경쟁에 참여하면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수 운용사 ETF 리브랜딩...상단 노출 효과 노리나

복수의 운용사들은 ETF 리브랜드를 통해 실적 상승을 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내달 중 ETF 브랜드명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과 KB운용 모두 여러 이름을 후보군에 두고 검토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6.25 stpoemseok@newspim.com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브랜드명을 통한 검색창 상단 노출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A나 1 등을 브랜드에 포함하면 ETF 검색 시 첫 번째로 등장하기 때문에,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투운용은 지난 2022년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변경한 후 1년 간 시장점유율이 3%대에서 5%대로 급증했는데, 이름에 'A'가 들어가 검색창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4월 ETF 브랜드를 'KTOP'에서 '1Q'로 바꾸면서 ACE ETF를 제치고 검색창 첫 번째 자리에 올랐는데, 이후 한 달간 순자산이 2000억원 넘게 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브랜드명 변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금융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 철학이라고 본다"며 "현재 상단 노출이나 여러 이유 등으로 ETF 리브랜딩이 잦아진 것 같은데, 투자 상품 자체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져야 ETF 시장의 경쟁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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