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인도 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동결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금리 인하를 두고 인도중앙은행(RBI) 통화정책위원회(MPC) 내부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MPC 위원인 아시마 고얄(Ashima Goyal)과 자얀트 바르마(Jayanth Varma)는 최근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르마는 "통화 정책은 통상 3~5개 분기의 시차를 두고 작용한다"며 "이는 금리 인상이 올해가 아닌 내년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는 20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대해 더 걱정했고, 이제 2025회계연도에 진입했으니 2026회계연도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며 "2024회계연도에 보인 강력한 성장세는 (2026회계연도에 대한) 걱정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고얄은 "식량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지 않았다"며 "식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지켜보기 위해 1년 간 기다렸지만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지적했다.
반면 나머지 4명의 위원은 현행 6.5%로 동결하자는 데 동의했다. 전체 소비자 물가바스켓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식품 가격이 작년 11월 이후 8% 이상 급등해 온 것에 주의해야 한다며, 올해 1분기 기록한 7.8%의 경제성장률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하는 것을 정당화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 동결에 찬성한 마이클 파트라 부지사는 "식량 가격이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고려를 방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샤크티칸타 다스 RBI 총재는 "탄력적인 성장은 통화정책이 분명하게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며 "다른 방향으로의 성급한 조치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뭄바이 로이터=뉴스핌] 인도 중앙은행 ( RBI ) 로고 |
한편 RBI는 2개월마다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지난 7일 발표된 기준금리는 6.5%로, 이는 작년 2월 이후 8번째 동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MPC 내부에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린 것은 정책의 무게 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하면서도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고려할 때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인도는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4%로 설정했다.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1~4월의 물가 상승률은 5.10%, 5.09%, 4.85%, 4.83%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웃돌았다.
다스 총재는 "RBI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4%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확신해야 한다"며 "상승률이 가까운 미래에 4% 목표 이하로 떨어질 수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인도 경제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RBI는 인도 GDP가 2024회계연도에 8.2% 성장한 데 이어 이번 회계연도에는 7.2%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스 총재는 "인도는 이번 회계연도까지 4년 연속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RBI는 경기 부양 필요가 있을 때 금리를 인하하는 경향이 있다"며 "4년 연속 7% 이상의 성장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현행 기준금리가 인도의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