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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타겠나]② 사모펀드 운영 방식 문제?…"항공사, 투자처 인식 안된다"

기사등록 : 2024-06-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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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가동 시간 '최대'·안전투자 '최소'
티웨이항공, 작년 국내 주요 LCC 가운데 가장 적은 투자
에어프레미아 안전 투자 확대하는 추세

항공사가 가장 타협하면 안 되는 부분은 '안전'이다. 하지만 국내 일부 항공사는 지연·결항 사례가 빈번해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대부분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문제다. 업계에서는 '안전과 타협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항공기 결함이 잦은 배경과 향후 개선책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사모펀드는 수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항공업계의 우려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실제로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항공사의 경우 타 항공사 대비 안전 투자에 인색한 편이었다. 소극적인 안전 투자가 결국 항공기 결함으로 이어졌고 지연·결항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운영 대비 인색한 '안전' 투자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의 올해 1분기 월평균 항공기 가동 시간은 393시간이다. B737-800 19대, 737-900 3대, B737-8 2대, B777-200 4대 등 총 2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총 3만7989시간을 운항했다. 이 기간 보유 항공기 수가 31대임을 고려하면 월평균 가동 시간은 408시간인 셈이다.

평균 가동 시간이 더 많은데도 안전 투자 규모는 훨씬 작다.

국토부 항공안전 투자 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안전 투자계획 규모는 1177억원으로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항공기 보유 대수가 비슷한 진에어는 4774억원을 투자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4020억원, 1910억원을 투자했다.

항공안전 투자 공시제도는 국토부가 지난 2020년 항공산업계의 자발적인 안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오래된 항공기 교체를 위해 쓴 비용과 항공기·부품 등 정비 및 수리·개조 비용, 정비 보관 시설 설치를 위해 투자한 금액이 모두 포함된다.

올해 투자 계획 역시 티웨이항공이 가장 인색하다. 올해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안전관리시스템의 구축·유지관리 투자 규모를 보면, 티웨이항공과 항공기 보유 대수가 비슷한 진에어는 3억780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계획이던 3억6700만원보다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지연·결항 이슈가 많았던 에어프레미아도 올해 8억4200만원의 투자를 계획했다. 1년 전 계획인 5억2600만원 보다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1억81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계획 수준인 2억4100만원보다도 줄어든 규모다. 최근 유럽 등 노선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점으로 고려하면 안전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안전 중요한 항공사, 투자처로 변모돼

업계에서는 극대화된 항공기 운항 시간과 타사 대비 저조한 투자 규모가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운영 탓이라고 지적한다. 사모펀드는 투자한 금액 대비 훨씬 많은 수익을 챙겨 엑시트(자금회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전보다는 외연 확장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운영 방식이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결항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 중인 회사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테니 안전 투자도 인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항공사가 투자처로 변하는 순간 가장 먼저 생기는 게 안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라며 "일부 사모펀드들은 앞뒤 안 가리고 외연 확장에만 집중하고 있어 결함으로 인한 지연·발생이 빈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여객기들.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뉴스핌DB]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2대주주와 최대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3%포인트에 불과하다. 수익과 안전이 상충했을 때 사모펀드 의견이 강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사모펀드가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업은 안전이 가장 베이스로 깔려야 하는 특수한 산업인데 사모펀드는 항공사 인수 시 재무적 관점에서만 본다"며 "서비스나 고객 니즈는 안전이 담보된 이후 확보돼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도 경영자들이 재무적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고 최근 결함이 많이 생기는 것"이라며 "항공업도 마찬가지이니 더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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