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가상자산(코인) 상장을 대가로 속칭 '코인 상장브로커'로부터 27억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의 전직 임직원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코인원 상장 총괄이사 전모 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9억3681만원, 전 상장팀장 김모 씨에게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8억839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전씨 등은 지난 2019~2022년 브로커들로부터 코인 상장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과 코인 등 총 27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시세조종 주문이 제출될 것임을 알면서도 회사 상장심사위원회에 알리지 않고 심사를 진행해 상장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2년8개월간 41회에 걸쳐 19억4000만원, 김씨는 2년5개월간 36차례 8억1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법적인 시세조종행위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는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가상자산거래소의 감시 기능·규정이 미비한 상태에서 이들의 행위가 회사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피고인들은 시장조성(Market Making·MM) 업체가 코인 발행재단을 위해 시세조종을 하려는 사정을 알리지 않아 정상 코인으로 오인한 회사로 하여금 불법적인 시세조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위계로써 피해자 회사의 상장 심사 및 시장 관리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상자산거래소 상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와 관리가 요구되고 거래소 상장 담당 직원에게는 보다 엄격한 청렴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된다"며 "이에 관한 배임수증재죄는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씨에게 징역 4년을, 김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이들이 받은 금품 상당액인 19억3681만원, 8억839만원에 대한 추징도 명령했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도 "1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 판단에 추징액의 산정방법, 공모관계 및 배임수재죄,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전씨 등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들은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1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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