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KT그룹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전 KT 경영진이 첫 재판 절차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9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 대표와 신현옥 전 부사장 등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KT 광화문지사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심리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날 구 전 대표와 신 전 부사장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함께 기소된 전·현직 KT 임원 2명만 출석했다.
경영 간섭 행위로 기소된 구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하도급법 위반으로만 공소 제기됐는데 일응 부인하는 취지"라며 "KT 자회사인 KSmate 대표이사로 이모 씨가 추천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가 대표로 취임되도록 지시하거나 승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로 재판에 넘겨진 신 전 사장과 전·현직 임원들, KT텔레캅 법인 측도 혐의를 부인했다. KT텔레캅 측 변호인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설관리(FM) 거래물량을 조절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라며 다투겠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기록 검토에 드는 시간을 고려해 오는 9월 24일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구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이후 KT가 건물관리 용역 발주업체를 기존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꾸고 일감을 하청업체인 KDFS 등에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기존에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일감이 나눠지고 연말 품질평가를 통해 물량이 조절됐으나 KT텔레캅이 발주업체가 된 후 KDFS와 KSmate에 일감이 몰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부사장은 KT텔레캅 하청업체인 KDFS에 거래량을 몰아주기 위해 2021년 3월 KT 전·현직 임원 3명과 함께 다른 하청업체에 주는 거래물량을 대폭 줄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구 전 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하청업체에 계열사 전 임원 선임을 지시하는 등 경영 간섭 행위로 함께 기소됐다.
앞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회사 자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된 황욱정 KDFS 대표는 지난 5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황 대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DFS 자금 48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 법인카드를 정당한 업무 외의 용도로 사용해 수억원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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