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내년 최저임금 합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 종료 직후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브리핑을 갖고 "최저임금 논의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아 노사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헌제 최저임금위 상임위원, 이 위원장,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 2024.07.12 jsh@newspim.com |
그는 "첫 임무를 맡았을 때 반드시 합의로 결정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최종안이 좁혀지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를 맡고 있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공익위원안 산출 방식 논란에 대해 "최저임금액 결정을 위한 산식은 아니고, 구간을 정하는 도구로 사용됐다"면서 "이번 상한선을 정할 때 노동계 위원들이 최소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이를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노사 4차 수정안 제시 이후 더 이상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으로 하한선 1만원(1.4% 인상)~상한선 1만290원(4.4% 인상)을 제시했다.
공익위원들은 하한선 제시 근거로 "중위 임금의 60% 수준을 감안했고, 지난해 노동계 최종제시안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상한선 제시 근거로는 "'24년 국민경제 생산성 상승률을 근거로 했고, 경제성장률(2.6%)과 소비자물가상승률(2.6%)을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0.8%)를 뺏다"고 밝혔다.
이인재 위원장은 최저임금 하한선이 만원으로 결정된 배경에 대해 "심의촉진구간 설정 시 노동계와 경영계의 주장을 반영해 결정했다"면서 "만원은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경영계에서 주장한 소득분배율을 고려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이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기자실 앞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24.07.12 jsh@newspim.com |
다만 민주노총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을 거부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브리핑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처음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답정너로 진행된 과정들이 있었다"면서 "지금 최저임금법 자체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반드시 극복돼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번 회의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민주노총의 비판에 대해 이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많은 자료를 축적하고 준비해 왔으며, 심의 과정에서 최종안이 좁혀진 상태였다"면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신속히 처리해야 했다"고 나름의 입장을 밝혔다.
또 민주노총이 최종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고 퇴장한데 대해 권 위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최종안을 논의한 후 퇴장한 것이지, 심의촉진구간에 대한 불만으로 퇴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필요성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실태조사와 연구에 대해 노사 동의가 있으면 최임위 사무국에서 이를 실시할 수 있다"면서 "노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후 연구 범위와 방법론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와 공익위원 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의 결정 시스템으로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기 어렵다"면서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시스템 개편에 대한 심층 논의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최저임금이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위원장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근로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짧게 답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11 jsh@newspim.com |
이 위원장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최선의 제도라는게 일장일단이 있을거다. 제도개선이 어렵긴하다"면서 "제도개선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는 있을거다. 다만 제가 위원장을 맡은 이상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 위원은 "주어진 제도에서 해야될 역할은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 앞으로 제도개선을 모색해달라고 권고했고, 결국 제도개선이 이뤄진다면 국회에서 논의를 통해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직접 주체로서 논의하는 당사자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추진될 정책 방향에 대해 이 위원장은 "소상공인 대책은 정부에서 이미 발표됐고, 근로자에 대한 소득지원 방안도 관련 부처에서 논의 중일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이번 최저임금 논의에 대해 "올해 논의가 처음이라 비교는 어렵지만, 최종안이 좁혀졌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총평했다.
한편 이날 끝난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금액이다. 주 5일 하루 8시간 근로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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