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전방위 사업재편을 진행중인 SK그룹의 '배터리 살리기' 전략이 성공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당장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연내 '분기 흑자전환' 여부가 관심이다.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을 통해 투자금 확보 등 재무부담을 한층 덜어낼 전망이지만, 흑자전환 여부는 여전히 변수가 많다.
하반기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 신차 출시와 금리 인하 등으로 경영환경 개선이 예상되지만, 헝가리와 옌청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세액공제(IRA) 리스크 등을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021년 분할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합병 효과로 재무구조 개선
19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SK온은 현재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그 동안 2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국면을 맞아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3315억원의 손실로 반등에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과 별개로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흡수 합병안을 의결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사진=SK] |
SK온을 비롯한 3사 합병 역시 SK온의 원활한 현금 흐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했으며, 탱크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도 지난해 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E&S를 흡수합병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듯, SK온 역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흡수합병해 자체 현금흐름을 개선할 전망"이라며 "SK온에 6000억~7000억원 수준의 현금 흐름이 추가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 연내 분기 흑자전환 목표 '비상 경영'...고정비 부담·美 대선 등 변수
SK온은 연내 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이달 1일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올해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하는 등 말 그대로 '비상한' 각오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키로 했다.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날 구성원을 대상으로 합병 관련 설명회를 열고 "SK온이 매년 매출이 2배씩 증가하는 빠른 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전기차 전방 수요 부진에 따라 성장률이 많이 꺾였다"며 "전동화는 정해진 미래라고 확신한다. 전동화에 따라 배터리 산업 역시 정해진 미래"라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성 하나투자증권 연구원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물론 합병 SK이노베이션의 현금흐름이 강화되며 재무적인 리스크는 상당 부문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여전히 SK온은 전방 고객사의 수요 부진과 신규 공장(헝가리/옌청)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정권교체 시의 IRA보조금 수취와 관련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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