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4년간 담합 사건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며 제재에 고삐를 쥐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가구업체 구매입찰 관련 담합 건에 대해 9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기업간 거래뿐만 아니라 민생 물가에 밀접한 분야에 대한 신고센터를 설립하는 등 민생 분야에 대한 담합 규제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22일 공정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에 접수된 공정거래법상 부당공동행위는 189건이다. 신고로 접수한 사건 62건, 직권은 127건이었다.
작년 부당공동행위로 과징금이 부과된 경우는 47건, 시정명령은 48건이었다. 8건은 경고 조치, 6건은 자진시정했다. 고발이 진행된 경우는 3건이었다.
부당공동행위는 ▲2020년 137건 ▲2021년 138건 ▲2022년 149건으로 지난 4년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22년에서 2023년에는 40건이나 늘었다(그래프 참고).
올해 공정위가 제재한 주요 담합 건은 9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빌트인 가구 입찰담합 건을 비롯해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공개입찰 과정에서 KH그룹 소속 6개사의 담합(과징금 510억원), 통신설비 설치장소 임차료 담합(과징금 200억원), 반도체 공정 등 제어감시시스템 입찰 담합(과징금 104억 5900만원) 등이 있다.
올 상반기 공정위는 원심력콘크리트(PHC)파일 담합 건에 대해 대법원에 전부승소를 확정받기도 했다. PHC파일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자들이 약 10년에 걸쳐 PHC파일의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한 사건으로, 총 61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미쓰비시전기 등이 차량 내부 발전기인 얼터네이터 판매와 관련해 입찰 전 낙찰예정자와 가격을 담합한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은 미쓰비시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공정위 전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과징금은 78억원이다.
기업간 담합뿐만 아니라 서민 물가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생필품 분야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올 5월 1일에는 '민생 밀접 분야 담합 및 재판가유지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전담팀' 운영에도 나섰다. 공정위 조사관리관이 이끄는 전담팀은 과거 담합이 발생했던 품목 가운데 원가 대비 과도하게 가격이 상승했던 분야, 원가가 떨어졌음에도 기존 인상 가격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분야 등이 관리 대상이다.
전담팀은 공정위는 홈페이지에 '민생 밀접분야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를 마련했다. 담합행위를 신고하고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최대 30억원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에도 기업 간 담합뿐만 아니라 민생에 접목한 분야에 대한 담합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올해는 민생 물가와 관련 있는 분야를 더욱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올 5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모니터링 전담팀을 통해 조사 대상 시장과 품목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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