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마치고 23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애리조나주에서 유세 일정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되자 델라웨어주의 레호보스 해변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을 계기로 가중되는 후보 사퇴 압박에 시달렸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지난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전격 선언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천명했다.
백악관에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대통령 업무보고만 받은 채 외부 일정을 갖지 않았다. 그는 다만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내일 저녁 8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향후 과제와 함께 미국 국민을 위해 국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연설하겠다"고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포함해 남은 임기 동안 2가지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지지한 해리스 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와 단임 대통령 정부가 겪어야 하는 레임덕(권력누수) 차단이다.
대선 완주 의지를 버리지 못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자신과 행정부, 민주당이 쌓아온 업적과 성과를 송두리째 잃을 수 있다는 설득에 후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자신이 지지했고 자신의 업적 승계를 강조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 지원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해리스 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선거캠프를 방문하자, 현장 전화 연결을 통해 자신이 사퇴 결정이 옳았다면서 "언제나 해리스를 위해 돕겠다"고 전폭 지원을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 등을 통해 변함없는 국정 수행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지난 21일 사퇴 서한에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큰 이익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으로선 단순히 국정 운영 공백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기대감에 따른 '줄서기'를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들은 트럼프 재집권을 염두에 둔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바이든 정부 사이에서 '눈치보기'가 극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날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강도 높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을 비롯해 우리가 해온 일을 계속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미국을 위해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존경받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외교는 그녀의 특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국무부 고위 간부를 모아놓고도 바이든 정부의 임기는 8개월 더 남았고, 기존의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