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화학은 석유화학·배터리 부문 부진에 따라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와 분리막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매출은 12조29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줄어들었다.
LG화학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 계획된 양극재 생산능력을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28.6%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국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공장과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이던 모로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공장 가동 일정 순연을 반영한 수치다.
올해 양극재 출하 가이던스(예상하는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전년 대비 40% 증가에서 20% 증가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주요 OEM(주문자 생산)들이 올해 EV(전기차) 생산 계획을 조정 중에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도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매출 계획을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LG화학] |
일본 도레이와 합작 중인 헝가리 분리막 공장 증설도 재검토한다. 앞서 LG화학은 헝가리 분리막 공장의 도레이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LG화학과 도레이의 지분율은 50대 50이지만, 올해 연말까지 도레이 지분 20%를 추가 매입해 70대 30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공장 증설 재검토에 따라 지분 매입 계획도 수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 관계자는 "분리막은 배터리 소재의 수요 성장과 중국 분리막 업체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기존의 캐파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 중에 있다"며 "협력 파트너인 도레이와 분리막 사업 전략 방향 변경과 시장 현황을 고려해서 도레이와 협의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고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설비투자금액(CAPEX)도 기존 4조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3조원 선으로 하향 조정된다. 배터리 소재와 석유화학 시황 부진으로 인한 영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중심으로 당초 약 4조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시황 및 수요 성장세 변화와 매크로한 환경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3조원 초중반 수준이 될 것 같다"며 "양극재 투자가 최우선 순위인 것은 맞지만, 전방 고객사 감산 기조에 맞춰 연도별 설비투자금액 계획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투자 의사 결정 및 투자집행을 해 나가고자 한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캐쉬플로우 관리, 원가 절감 등 관리 역량을 보다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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