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자금 30억이 전부…1000명 밖에 돈 못 줘" 고객 피해 일파만파

기사등록 : 2024-07-26 17:5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2500명 대기하는데 600번대 환불 접수
'1000명 환불' 관계자 말에 현장 고성 오가기도
경찰 통제·응급진료소 설치, 안전사고 우려
카드사·여행업계 등 자구책 마련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 정산 미지급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26일 오후까지 각 본사 앞 고객 대기줄이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지만 환불 처리 속도는 늦어져 오전께 200번대였던 환불 접수가 오후 600번대까지밖에 진행되지 않고 있다. 티몬 자금이 30억이 전부라 대기자 모두가 환불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란 말이 나와 고객 항의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는 오후까지 환불을 기다리는 대기 고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서 뉴스핌 취재진과 만난 소비자 권모(44) 씨는 "전날 와서 대기표를 끊고 갔는데 순번이 지나 오늘 다시 QR로 대기한 상태"라며 "돈을 받을 때까지 절대로 집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 앞에서 티몬 관계자가 환불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현장 피해자들에 따르면 관계자는 오후 3시 30분경 '소비자 1000명에 대해서만 환불 처리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이날 "유보금으로 30억~40억 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는데, 환불은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추가 자금이 확보되지 않아 결국 1000명 정도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현장 대기 고객만 2500명 가까이 추산되고 있다. 고객들이 QR과 수기를 통해 환불을 접수해 실제 대기 고객은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이에 '지방이라 휴가 쓰고 왔는데 어쩌라는 얘기냐', '직원 나와라'는 등 고성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5시 기준 현장에서는 600번대 고객을 호명하고 있다. 호명된 고객도 환불이 곧바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환불 접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밤늦게까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 일찍부터 와서 대기했다는 피해자 김모(52) 씨는 "위메프는 현장에 대표도 있고, 큐텐에서 자금을 끌어와 그래도 환불을 진행하고 있지만 티몬은 고객 피해 규모가 훨씬 커 본사에서 '손절'을 했다고 보인다"라며 "1000명대까지 얘기는 자기들 입장이고 우린 큐텐 본사로 쳐들어가서라도 돈을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 앞에서 한 피해자가 환불을 위해 수기로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위메프도 상황은 비슷하다. 위메프는 현재까지 2000명가량 환불을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이날도 1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본사에 모였다. 위메프는 이날 오전 '현장 환불을 종료하고 온라인·고객센터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게시해 고객들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폭염 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많은 인파가 좁은 장소에 몰려들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나왔다. 경찰은 오전부터 인근 도로를 통제했고, 오후 12시쯤부터는 119가 출동해 티몬 본사 인근에 임시 진료소를 꾸렸다. 오후 4시 20분께 사옥 지하 1층에서 대기 고객이 빗길에 넘어져 구급차에 이송되기도 했다.

고객들은 이날까지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내일인 27일은 접수를 한 상태다. 이에 상황은 내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오후 5시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앞. 궃은 날씨에도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한편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고객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자 한국 소비자원과 카드사, 일부 유통업계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이날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는 티몬·위메프에서 정상적으로 물품·서비스 등을 결제하고 이를 제공받지 못한 소비자가 카드사의 이용대금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결제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한국 소비자원은 티몬·위메프에 여행·숙박·항공권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 고객부터 집단분쟁 조정 참여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여름 휴가 기간에 피해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해 여행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야놀자는 고객 보호 차원에서 티몬·위메프에서 결제된 숙소 및 레저 상품의 예약 금액만큼 전액 야놀자 포인트로 보상하고, 제휴점의 미정산 대금도 책임진다고 전했다.

여기어때 또한 티몬·위메프를 통해 구매가 이뤄진 여기어때의 모든 여행 상품을 예정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인터파크트리플은 티몬·위메프에서 7~8월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모든 여행객에게 출발을 보장하기로 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여행사에서도 7월 출발까지 정상적으로 일정을 진행하고 여행객이 8월 이후 출발하는 상품을 취소할 경우 발생하는 위약금을 전액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mkyo@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