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한마디로 '파리종합선물세트'였다. 개막전부터 파리 시내 전역을 무대로 펼쳐지는 친환경 올림픽을 강조해온 개최국 프랑스는 빗속의 파리를 무대로 한 편의 뮤지컬을 연출했다. 파리의 관광포인트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면서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한데 담았다. KBS 1TV를 통해 개막식 생중계 해설에 나선 송승환은 "그 동안 모든 올림픽 개막식은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이번 개막식은 규칙과 관습을 다 깨 버리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한데 우겨넣어서 마치 잘 차려졌는데 먹을 것 없는 뷔페식당에 들어선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빗속에서 펼쳐진 파리 올림픽 개막식. [사진 = KBS 제공] 2024.07.28 oks34@newspim.com |
빗속에서도 개막식 분위기에 들뜬 파리에는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NBA 스타 토니 파커, 육상 전설 칼 루이스 등 다양한 유명인들이 등장했다. 성화 봉송의 '프롤로그' 영상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 등장, 파리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영화들의 오마주를 선보였다. 또 첫 축하공연은 레이디 가가가 펼쳐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가 상징하는 '장인정신'부터 강렬한 헤비메탈 공연으로 표현된 프랑스 혁명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다뤘다. 특히 8막 '축제'에선 드빌리 다리를 런웨이 삼아 프랑스 최고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파리 스타일' 패션쇼를 선보였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출연자들의 '유로댄스' 공연도 펼쳐져, 나이와 여러 정체성을 초월한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수없이 봤던 파리의 관광명소를 조명하고, 프랑스 역사를 강조하여 지구촌 축제의 개막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개막식 후반엔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과 세리나 윌리엄스, 육상 전설 칼 루이스가 배를 타고 다시 성화 봉송에 나섰다. 성화는 여러 스포츠 스타들을 거쳐 열기구에 실렸고,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와 함께 파리 하늘 위로 올라갔다. 대망의 마지막 공연은 빛이 발사되는 에펠탑에서 등장한 팝스타 셀린 디옹의 열창이 장식했다. 특히 근육이 마비되는 희귀병에 걸린 셀린 디옹의 열창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파리 전역을 무대로 펼쳐진 올림픽 개막식은 마치 한편의 뮤지컬 같은 연출을 선보였으나 너무 산만하여 완성도가 떨어졌다. [사진 = KBS 제공] 2024.07.28 oks34@newspim.com |
이번 개막식은 과거 아테네, 런던의 그것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스튜디오를 벗어나서 파리 전역에서 펼쳐진 퍼포먼스는 신선했으나 너무 산만해서 시선이 분산됐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현장의 참가자들보다는 전 세계에서 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제작하여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의 대형 프로젝트들의 방향성을 짐작케 하는 퍼포먼스였다, 정작 라리 시내 곳곳에서 비를 맞고 참가한 관객들은 거대한 퍼모먼스에 등장한 조연배우 같았다. 집에서 편안하게 시청하는 것보다 못한 개막식 참관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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