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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홍명보 "팬들로부터 용서 받는 길은 한국 축구 발전뿐"

기사등록 : 2024-07-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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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16일 만에 첫 기자회견…"개인 욕심 아닌 한국 축구 위한 선택"
"10년 전엔 실패…북중미 월드컵에선 16강보다 나은 성적 거두겠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팬들로부터 제가 용서받는 방법은, 저의 자리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일뿐입니다."

홍명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후 16일 만인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홍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4.07.29 leemario@newspim.com

홍 감독은 먼저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염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져버린 데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큰 성원을 보내주신 울산 HD 팬 여러분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그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감독으로 설 수 있었다. 실망감을 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13일 공식 선임했다. 당시 홍 감독은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와 심야 협상을 통해 마음을 바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 방송해설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외국인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라는 영상을 올린 뒤 여론은 급격하게 나빠졌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홍 감독이 울산 현대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29 leemario@newspim.com

축구 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 이후 5개월여 동안 축구협회의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며 들고 일어났다.

홍 감독은 "지금 한국 축구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 발전할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의 방향과 체계를 수립하려고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 이사는 저에게 축구철학과 운영 방안 등에 물었다. 저는 그동안 대표팀 감독, 협회 전무이사를 하며 평소 갖고 있던 부분을 솔직히 얘기했다. 얘기를 들은 이 이사가 나에게 감독직을 제의했고, 고심 끝에 수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존중·대화·책임·헌신'의 덕목을 제시했다. 수평과 소통을 강조한 그는 "카리스마는 제가 가진 하나의 특징이지, 저의 모든 걸 대변해 주진 않는다. 저는 원래 수평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하겠다"라며 "많은 위험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 역시 변화를 원하면 받아들이겠다. 선수들은 권한의 책임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홍 감독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7.29 leemario@newspim.com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선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계획과 전력을 맞추겠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홍 감독은 또 "10년 전엔 실패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라며 "2024년의 홍명보는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선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윤리센터 등의 감사와 조사 여부에 대해선 "협회를 통해 따로 들은 내용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유럽 출장 중 3차례에 걸쳐 코치 면담을 했다고 밝힌 홍 감독은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유럽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게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9월 5일 열리는 팔레스타인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출전 최종 명단은 8월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다해보고자 한다. 대표팀은 성적과 체계의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성공을 위한 제 모든 걸 쏟아붓겠다. 모든 지적, 따끔한 목소리를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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