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호황에 힘입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대표적인 AI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가동률을 높이고 신규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9.4조 투자 결정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과 업무 시설을 건설하는 데 약 9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첫 팹은 내년 3월에 착공해 2027년 5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
경기도 용인 원삼면 일대 415만㎡ 규모 부지에 조성되는 용인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정지(整地) 및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최첨단 팹 4개를 짓고, 국내외 50여개 소부장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협력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첫 번째 팹에서 HBM을 비롯한 차세대 D램을 생산할 예정이며, 완공 시점 시장 수요에 맞춰 다른 제품 생산에도 팹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2025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청주 M15X팹도 HBM 양산에 최적화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5조3000억원을 투자해 청주에 M15X팹을 지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4공장 생산라인 우선순위 조정
삼성전자 역시 HBM 등 D램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는 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3E 8단 테스트를 이르면 3분기 안에 완료하고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생산 전략에 따라 평택사업장 공사 우선순위와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경기 평택사업장의 신규 팹인 4공장에 들어서는 생산라인 우선순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4공장의 건설 계획을 수정해 원래 계획된 파운드리 생산라인(PH2) 대신 메모리 생산라인(PH3)을 우선적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또 올해 초에는 반도체 5공장 건설 작업의 일정 조정을 위해 일부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평택 5공장은 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될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HBM 등 D램 생산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평택을 포함한 여러 반도체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를 포함한다"며 "따라서 평택 5공장도 필요에 따라 D램 같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