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방보경 기자 = 아파트 정문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도검 소지자에 대한 사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기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전수조사를 통해 사후 관리를 하는 반면, 도검은 지난해 들어 처음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흉기 사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11시 27분경 은평구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 B씨(43)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A씨(37)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로고 [사진=뉴스핌DB] |
A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집으로 도주했으나 1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피해 남성은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가 휘두른 일본도는 칼날만 75㎝고 전체 길이는 10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올해 초 관할 경찰서로부터 도검소지허가증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에 따르면 흉기로 쓰일 수 있는 칼날 15㎝ 이상의 도검을 구입하기 위해선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총포화약법은 '심신상실자,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나 뇌전증 환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을 도검을 소지할 수 없는 이들로 규정한다.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게 없다. 경찰은 의료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A씨의 약 처방 이력을 확인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선 흉기 사후 관리를 더 철저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지난해에 처음으로 도검에 대한 사후 관리를 시작했다. 사후 관리 단계에서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소지자가 결격 사유가 없는지 확인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항상 사고가 터져야 개선책이 나오는 것 같다. 총, 칼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닌 만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현재는 관리가 미흡하다"며 "운전면허증도 매번 갱신하는데, 신체 감정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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