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책임자인 폴 댄스가 도널드 트럼프 선거 진영과 민주당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사임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대표는 폴 댄스가 8월 사임한다고 밝히고 앞으로 '프로젝트 2025'를 자신이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 주, 지방 정부의 정책 수립자들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는 우리의 공동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 재단 웹사이트 메인 화면 [사진=헤리티지재단 웹사이트] 2024.07.31 kwonjiun@newspim.com |
트럼프 진영 관계자들은 댄스의 사임을 요청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헤리티지재단은 댄스가 자발적으로 사임했고,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사임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댄스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연방인사관리처 수석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AP 통신은 전직 헤리티지재단 직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선거 진영이 '프로젝트 2025'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부담이 되고 있어 댄스가 사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로버츠 회장이 댄스의 사임 발표로 '프로젝트 2025'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는 신호를 트럼프 진영에 전달하려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면 신정부 구성에서 헤리티지와 다른 외곽 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젝트 2025'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대규모 이민 추방, 법무부와 같은 독립 기관을 포함한 연방 관료 체계 전체를 대통령의 직접 통제 아래에 두는 등 트럼프가 선거 집회에서 말한 정책 중 일부는 '프로젝트 2025'에 담긴 내용들이다.
그러나 트럼프 선거 진영 측 관계자들은 성명을 내고 "프로젝트 2025가 트럼프 선거 캠프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2025' 지도부 개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거 진영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트럼프 본인도 '프로젝트 2025'가 자신과 전혀 무관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는 7월 초 미시간 주의 선거 집회에서 몇몇 극우 인사들이 작성한 것으로, 일부 내용이 매우 극단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프로젝트 2025'가 극단적 보수주의 정책 비전으로 트럼프 2기 정책의 편향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 920쪽 분량의 '프로젝트 2025' 핸드북은 연방 정부, 공무원의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확보하는 인사 규칙 변경 등 연방 정부 체제를 대수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2기 백악관에 들어갈 인사들의 데이터베이스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반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헤리티지재단 대표 로버츠의 책 서문에서 헤리티지재단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서문에서 "헤리티지재단이 괜히 의사당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영향력이 막강한 공화당원들을 위한 아이디어 산실이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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