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61세 탁구선수 니샤렌(룩셈부르크)이 31일(한국시간)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와 겨뤘다. 게임 점수 0-4 완패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패자인 니샤렌에 향했다.
이날 니샤렌의 몸놀림은 3년 전 도쿄 대회에서보다 느려 보였다. 쑨잉사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당해내지 못하고 놀란 표정과 함께 웃어 보였다. 다소 힘들어보였지만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두 주먹을 흔들며 기합을 불어넣자 중국 관중도 손뼉을 치며 응원을 보냈다.
[파리 로이터 = 뉴스핌 ] 박상욱 기자 = 니샤렌이 31일 열린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패한 뒤 승자처럼 환한 표정으로 관중들에 인사하고 있다. 2024.7.31 psoq1337@newspim.com |
경기를 마치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남편이자 코치인 토미 다니엘손과 두 손을 흔들며 화답하던 니샤렌은 끝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 대회는 니샤렌의 6번째 올림픽 무대다.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1980년대 중반까지 중국 국가대표를 지낸 니샤렌은 1989년 독일로 이민갔고 룩셈부르크에 정착했다. 꾸준히 탁구를 즐기던 니샤렌은 룩셈부르크 대표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다. 4년 뒤 아테네 무대는 밟지 않았으나 이후 다시 꾸준히 올림픽에 나섰다.
4년 뒤 LA올림픽댄 니샤렌이 65세가 된다. 참가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니샤렌은 "그건 말하기 힘들다. 생각하기가 두렵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림자처럼 그의 곁을 지키는 다니엘손 코치는 "4년 뒤면 65세인데…그건 정말 모를 일"이라고 거들었다.
[파리 로이터 = 뉴스핌 ] 박상욱 기자 = 니샤렌이 31일 열린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패한 뒤 마치 개선장군처럼 룩셈부르크 대공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31 psoq1337@newspim.com |
니샤렌은 도쿄 올림픽에서 신유빈(대한항공)을 상대해 패했다. 신유빈의 공을 쉽게만 넘기던 그에게 한국 팬들은 '탁구 도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당시 그는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젊다'는 말을 남겨 한국 팬들에게 짙은 감동을 줬다.
니샤렌은 전날 신유빈이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낸 사실을 언급하면서 "신유빈은 정말 사랑스러운 소녀이자 '빅 스타'다. 신유빈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신유빈이 이번 대회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신유빈은 아주 어리고 앞으로 그 앞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 이라며 "충분히 가능하죠. 아직 40년이나 더 뛸 수 있을 텐데!"라며 흥겹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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