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소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섹터들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은행 섹터는 폭락 양상을 보였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해선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고, 장 후반 미국에서 나온 지표들이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낙폭을 키웠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6.35포인트(1.23%) 하락한 511.83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25.60포인트(2.30%) 떨어진 1만8083.05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61.04포인트(2.14%) 하락한 7370.45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84.62포인트(1.01%) 내린 8283.36에 장을 마쳤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 주요국 중에서 이탈리아·스웨덴과 함께 이날 2% 넘게 하락한 4개국에 포함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섹터 중에선 은행 업종의 추락이 눈길을 끌었다. 은행 섹터는 이날 하루 4.48%나 떨어져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몰락과 미국 지역 은행의 안정성 우려가 제기됐던 작년 3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개별주로는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이 소매 순이자 수익에 대한 가이던스를 낮춘 후 주가가 9%나 떨어졌다. 은행주 영향이 강한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시도 각각 2.68%, 1.90% 하락했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췄지만 이 행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데는 실패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인하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도 했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시장 전략가인 매튜 랜던은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서비스 분야 인플레이션과 임금 인상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이뤄졌다"면서 "이 때문인지 베일리 총재는 추가 금리 완화 시점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경제 통계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8을 기록해 전 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독일의 제조업 지수는 43.2로 전 달 43.5에서 소폭 하락, 침체를 이어갔다.
오후 늦은 시간엔 미국에서 발표된 지표가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모습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이 전 주보다 1만4000건 늘어 24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업률은 2년 반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 노동 시장의 급격한 냉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미 CNBC는 "(미국 시간으로 아침이 되자) 새 데이터들이 발표됐고, 유럽 주식들은 장 막판 한 시간 동안 손실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특징주로는 프랑스 결제기술 업체인 월드라인이 유럽 전역에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뒤 15.3% 폭락,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영국의 항공 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올해 수익 및 현금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뒤 7%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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