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개사는 4일 대표이사 명의로 일제히 주주서한을 내고 주주와 적극 소통에 나섰다.
임시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5일 서한 발송을 개시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각 사 홈페이지에 먼저 서한을 게재했다.
두산은 지난달 11일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이후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주주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거센 비판을 받자 각 사 대표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주서한. [사진=두산밥캣 홈페이지 갈무리] 2024.08.04 beans@newspim.com |
두산 관계자는 "각 사 비즈니스 밸류를 높여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깊은 고민과 검토 끝에 내놓은 사업 재편 방안인데 예상과 다른 시장 반응이 나와서 여러 경로로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면서 "이번 사안의 가장 당사자인 주주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번 서한을 비롯해 주주들과 더욱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업구조 개편 시 1조원 투자 여력, 원전에 투자"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발전 분야의 호황을 강조하며 두산밥캣 분할로 확보되는 1조원 투자여력을 원전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상현 대표는 서한에서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되면서 향후 5년 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대해서도 "최근 인공지능(AI)를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 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 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두산밥캣 분할을 포함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마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5000억원 확보 등의 재무적 성과를 거두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추가 차입여력과 확보되는 5000억원의 현금 등 1조원의 신규 투자여력은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 투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밥캣·로보틱스 "무인화·자동화 시너지로 5년 내 매출 1조 이상 성장"
두산밥캣은 무인화·자동화 트렌드 대응을 위해 로보틱스 회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스캇박 대표는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될 무인화·자동화를 위해 당사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은 미래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로보틱스회사들과의 협력 또는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양사 공통 영역인 인공지능 및 무인화·자동화 요소 기술 확보를 위해 선도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합병, 제휴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기술확보를 가속화하고 추가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전문용 서비스 로봇시장을 선점할 예정이다.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투자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된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이 최대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시장 규모 약 10조 이상인 자율주행 로봇과 자율주행 무인 지게차에 공동으로 진출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이어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합병 관련 구설수 적극 해명 나선 3사 대표
두산밥캣 분할 시 배당수익이 줄어드는 우려에 대해 박성한 대표는 "배당수익은 두산밥캣의 영업실적에 따라 매년 변동할 수밖에 없고, 두산에너빌리티가 필요로 하는 투자재원에도 한참 부족한 수준"이라며 "반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하는 1조원을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율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분할비율과 관련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주가는 기업가치와 주식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상장 시점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주당 가치는 두 비율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스캇박 대표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되는 것과 관련 "이 주식은 주식교환 이전의 두산로보틱스가 아니라 당사와 두산로보틱스가 실질적, 경제적으로 결합된 '통합법인'의 주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 뒤 "양사는 주식교환 완료 이후 신속히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당과 관련 당사가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양사 주식교환 비율과 관련해 류 대표는 "회사의 현재 매출과 이익 규모 만을 근거로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과거·현재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면서 "당사는 최근 3년 간 매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개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에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사에 따라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믿고 있으며, 미래 성장 모습을 감안해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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