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남한 정부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력 비난했던 북한이 러시아의 수해 복구 손길에는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다만 북한은 필요할 때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하겠다면서 사실상 '선(先) 자력 복구'에 집중하면서 선별적으로 외부 지원 요청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수해 위문과 지원 요청을 받았으며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일 수재민 구출에 공을 세운 공군 직승비행부대 표창을 위해 군부대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푸틴 대통령은 "북한 서북부 지역에서 큰물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에게 진심 어린 위문과 지지를 표한다"면서 "피해 복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속히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거듭 고마움을 표하면서 "가장 어려울 때 진정한 벗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답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가장 친근한 벗들의 진정 어린 위문을 마음으로 전해 받는다고, 현 단계에서 큰물 피해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이 강구됐으므로, 이미 세워진 계획에 따라 피해 복구 사업이 진척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만약 그 과정에 앞으로 반드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가장 진실한 벗들, 모스크바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7월 압록강 유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북한에서는 지난 7월 압록강 유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신의주시와 의주군 등에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인도주의적 구호물자 제공을 제의했다. 국제기구들도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북한이 러시아 외에는 전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2일 압록강 유역 침수지역에 투입돼 주민들을 구출한 공군 직승비행부대(헬기부대)를 직접 찾아 표창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일부 남한 언론의 인명 피해 추산 보도에도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구조 임무 중 여러 대의 직승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면서 '적은 변할수 없는 적'이며 우리를 깎아 내리고 먹칠을 하자고 열을 올리고 있는 버릇과 본색을 신랄히 지탄했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