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발생한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의 본질에 대해 단순한 경영 실패라고 진단했다.

6일 김남선 CFO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사태가 도덕적 문제나 에스크로 제도 부재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근시안적인 경영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김 CFO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특정인의 도덕적 잘못 또는 에스크로 제도의 부재 탓으로 돌리려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며 "그러나 이 사태의 근원은 지극히 평범한, 흔히 관찰 가능한 경영의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네이버]

이번 사태에 대해 그는 "중장기적이고 펀더멘털한 소비자 가치의 제공보다는 근시안적인 외형 지표에 집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CFO는 전자상거래 기업의 현금 흐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마존과 쿠팡을 긍정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매출채권 회수 주기보다 재고 구매와 매입채무 상환 주기가 길면, 회사가 무이자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아마존과 쿠팡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 소비자 가치를 증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해서는 "마켓플레이스 사업자로서 당기의 수수료 수입을 변동비에 소진시켜 중장기적인 소비자 가치를 등한시했다"며 "자본시장도 단기적인 지표에만 집중하며 이러한 행위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전자상거래업체를 대상으로 에스크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CFO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아무리 규제를 겹겹이 쌓는다고 한들, 다리 또는 건물은 다른 곳에서 또다시 무너지기 마련"이라며 규제 도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이고 펀더멘털한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기란 어렵다"면서 "단기적인 수요를 유인하는 방법은 쉽고 달콤하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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