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방보경 기자 = 고급 클럽에서 마약 파티를 벌인 대학생 연합동아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를 단기 임대해 아지트로 삼는가 하면, 5성급 호텔에서도 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대부분의 동아리 회원들은 해당 동아리를 '외모가 준수한 대학생들이 많은 동아리' 정도로 인식하고 가입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면접에서 외모를 많이 보는 것 같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22년 말부터 2023년 중반까지 해당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다는 A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 그 동아리가 그렇게 마약을 많이 하는 곳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희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제1차장검사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대학생 연합동아리를 이용한 대학가 마약 유통조직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남수연 부장검사)는 이날 대학생 연합동아리를 이용해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30대 대학생 A씨 등 총 1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2024.08.05 mironj19@newspim.com |
◆ 신원 치밀하게 숨겨…아지트도 자물쇠 잠가 들락날락
특히 회장은 범죄 행위를 하는 동안 신원을 치밀하게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SNS에서도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더러, 최측근을 제외하고는 회장의 정확한 사정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으로 포착됐다.
회장은 동아리 아지트로 사용할 아파트도 단기 임대하면서 기록이 남는 것을 최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월세 계약과 달리, 단기 거주 임대차 계약을 맺을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행정상의 흔적이 남지 않는다 점을 악용한 것이다.
단기 임대 매물이 아파트 2000세대 정도에 2~3세대 나올 정도로 적은 만큼, 아지트 장소를 까다롭게 찾은 셈. 이 때문에 단기 임대 매물이 대부분인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등 전입신고가 되지 않는 일부 집합건물에 대한 행정상 보완책과 함께 마약 등 범죄 단속 및 예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해당 아파트에서도 회장은 방 하나를 자물쇠로 잠그고 회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원은 "해당 방은 회장 전용 방이었는데, 동아리원들이 집을 쓰지 않을 때는 그곳에 여자를 데리고 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동아리 활동을 한 사람들도 내부 사정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반년 정도 동아리 활동을 한 A씨는 "회장이랑은 말 몇 마디 해본 게 전부고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2022년경 활동했던 C씨 역시 "자기 얘기를 정말 안 하는 사람이었고, 친해지기 껄끄러운 이미지가 있었다"고 했다.
이들의 비밀스러웠던 마약 파티는 동아리 회장의 마약 투여 혐의를 조사하던 검찰에게 빌미를 잡히며 세상에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동아리를 이용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회장 D씨 등 대학생 총 14명을 적발하고 6명을 기소했다.
◆ 한 달 회비 5만원인데도…5성급 호텔은 소수만
A씨는 일부가 5성급 호텔에서 모여 논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진들끼리만 그런 혜택을 누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회장과 친분이 있으면 그렇게 같이 어울려 노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일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 활동은 주로 '번개' 형식으로 이뤄졌다. 술집에서 모이거나 큰 페스티벌 등을 함께 가는 식이었다. 취재 결과 이렇게 번개로 놀 때 비용은 동아리 회비가 아닌 학생들 사비로 채워졌다.
사실상 동아리에서 한 달 회비를 5만~6만원 걷었는데도 동아리원들에게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은 셈이다. 동아리원 B씨는 "클럽 테이블을 잡을 때조차도 동아리원들이 돈을 똑같이 나눠 냈는데, 회비는 임원진들이 놀 때 쓴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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