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지 6일째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이날 밤 텔레그램에 "이 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미사일 세 발이 파괴됐다"고 알렸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국경에서 각각 25㎞, 30㎞ 떨어진 톨피노와 옵스치 콜로데즈에서 우크라이나군 기동대의 돌파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접경의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가장 깊숙이 침공한 것이다.
전날인 10일 우크라이나군은 러 국경에서 10㎞ 조금 넘게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루 만에 두 배 이상 진격한 셈이다.
러 국방부는 성공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며, 약 1350명의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29대의 전차, 23대의 장갑차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에 따르면 이날 쿠르스크 시내 주택에 우크라이나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면서 13명이 다쳤다.
현재까지 쿠르스크 지역 민간인 69명이 다쳐 입원해 있으며 이 중 17명은 중환자라고 러 보건부가 알렸다.
러시아도 전날 밤 우크라이나 키이우 근교 브로바리 지역을 폭격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무인기(드론) 57대 중 53대를 격추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서 지상전을 지속하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에 반격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한번 격화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위협받고 있다. 11일 러시아가 점령한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해 냉각탑 중 하나가 손상됐다.
러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11일 오후 8시 20분과 32분께 자포리자 원전 2개의 냉각탑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내부 구조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냉각탑 내부구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알렸다.
러시아 당국자는 구조대가 화재를 진압했고 다행히 화재로 인한 폭발 위험이나 발전소 안전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를 토대로 "핵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쿠르스크 원전에서 요격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로 추정되는 파편과 잔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러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알렉세이 리카체프 로사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전화 통화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쿠르스크 원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원자력 산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를 진격해 이곳 원전을 장악할 가능성을 우려한 듯 러시아군이 원전 주변에 참호를 파는 등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고 영국 BBC방송이 11일 전했다.
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원전 반경 50㎞ 안까지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