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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같은 오너리스크 없는데"...케이뱅크, 기업가치 '7조원' 험난

기사등록 : 2024-08-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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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피어' 카카오뱅크 시장서 고전, PBR 최대 2.5배 그쳐
추정 시총 5조원대, 외국계 인터넷은행 묶여야 숨통 트일 듯
케이뱅크 관계자 "카뱅크와 지배구조 달라…오너리스크 없어"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재도전한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우수한 실적을 거뒀지만 시장에서 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유력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가 글로벌 증시 급락에 오너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PBR(주당순자산가치)이 높게 형성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과 묶여야 그나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2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만의 기업공개(IPO) 재도전이다.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카카오뱅크(유가증권시장)와 케이뱅크(장외시장)의 최근 시세정보. 2024.08.13 jane94@newspim.com

업계에서는 상장예비심사 통과는 케이뱅크에게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2022년 IPO 첫 도전 당시 상장예비심사를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6월30일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9월20일에 승인을 받았는데, 통상 영업일 기준 60일 안에 결과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하게 합격권에 들었다.

예비심사에서는 통상 직전 분기 실적을 많이 고려하는데, 실적 측면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케이뱅크는 이날 오전 올 상반기 8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250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상반기에만 지난 2022년 기록한 연간 최대 당기순이익(836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34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47억원의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기업가치 인정을 향한 길은 난항이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IPO 첫 도전 당시 시장 침체에 따라 제대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 IPO 추진을 중단한 전력이 있다. 첫 도전 당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최대 8조원으로 평가됐으나 장외시장에서 3조9000억원대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 도전에서는 약 7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공시인 올해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순자산(자본총계)은 1조9182억원이다. 7조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3.6배의 PBR이 필요하다.

문제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PBR이 지난 12일 기준 1.70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가 역시 2021년 8월 코스피시장 입성 당시 공모가는 3만9000원이었지만 2022년 10월 1만5800원까지 하락, 최근에는 카카오그룹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구속기소 여파로 2만1000원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1분기말 순자산에 카카오뱅크의 가장 최근 PBR 배수를 곱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3조원대까지 떨어진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시장 불안, 대주주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시장 지위는 앞으로도 불안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시세가 양호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눈을 돌린다면 희망 기업가치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외국계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PBR(7.3배)를 반영해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케이뱅크의 잠재적 비교기업으로 거론되는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일본 라쿠텐은행과 SBI스미신넷뱅크가 있다. 도쿄거래소에 따르면 라쿠텐은행과 SBI스미신넷뱅크의 PBR은 지난 6월 기준 각각 1.95배, 2.50배다. 역시 유력한 피어로 꼽히는 브라질 누뱅크(NU HOLDINGS)의 PBR은 지난 3월 기준 8.79배에 이른다. 누뱅크는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과거 카카오뱅크 비교기업으로 묶인 스웨덴 노르드넷(Nordnet)의 최근 PBR은 7.76배다.

케이뱅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와의 연관성을 지울 수는 없지만, 지배구조가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강조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34%의 지분을 가진 KT계열사 BC카드다. 산업자본인 카카오와 성격이 다르다"며 "KT는 과거 공공기관이 민영화한 곳이어서 총수가 없어 오너 리스크도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외시장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추정하는 시가총액은 5조3348억원, 기업가치는 4조~5조원이다. 증권가에서도 5조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역사적 밸류에이션 평균인 PBR 2.7배까지 가치 부여가 가능하다. 이를 반영할 경우 기업 가치는 5조4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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