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를 권고하자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공개했다. 배터리 정보 공개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품질이 중국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천 서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현장 [사진=인천시] |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폭스바겐, 아우디, 폴스타 등은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가 완성차 기업들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에 불이 난 바 있다.
정부가 배터리 실명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선보이는 전기차들 역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 업체 별로 공개한 제조사 목록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이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은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레이 일렉트릭 등 총 3종이다. 이 외에 차종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을 사용했다.
수입차 업체들 역시 배터리 제조사 공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기차 화재로 주목받은 벤츠의 경우 공개 차종 11개 가운데 8개 모델에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파라시스는 과거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중국 내에서도 리콜을 진행하는 등 안전성 문제가 있던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의 B-라이프케어(Lifecare) 서비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으로 완성차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리 가격 경쟁력이 있어도 중국산 배터리를 선호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지만, 이 부분은 어떻게 극복할 수 없는 문제였다"며 "이제는 상황이 바뀐 만큼 고객사들도 가격이 비싸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국내산 배터리를 선호하는 것 역시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부담은 있다. 모든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이 조금씩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화재 사태로 소비자들이 전기차 자체를 선호하지 않게 되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맞물려 실적 타격을 또 입을 수밖에 없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향후 전기차 구매 시 차량 제조사뿐만 아니라 탑재된 배터리까지 꼼꼼하게 따지게 될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은 현 분위기는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도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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