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의 최전방인 도네츠크주(州) 포크로우스크(市)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령을 내렸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크이우 인디펜던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시 외곽 10㎞ 지점까지 진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장갑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동부전선 물류·병참 허브 중 하나이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할 경우 '전략적 요충지'인 차시우야르를 비롯해, 동부전선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공세에 실패한 뒤 동부전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포크로우스크 방향에 모든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이우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포크로우스키 시군정(軍政)은 이날 모든 도시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시 군정 책임자인 세르히 도브리아크는 "적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시 외곽에서 불과 10㎞ 떨어진 곳까지 침범했다"고 말했다. 그려먼서 "적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격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5기 취임식(5월 7일)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인 전승절(5월 9일)을 계기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최근 들어서는 돈바스 지역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핀란드 군사연구단체 블랙버드그룹의 분석가 파시 파로이넨의 말을 인용, 러시아군이 지난 5월 3일부터 8월 2일까지 약 592㎢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서울 면적(60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돈바스 지역 전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기습이 과연 전략적으로 옳은 작전이었는지에 대한 논쟁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동부전선의 핵심 전투력을 빼내 방어력이 약해진데다, 이 지역의 러시아군을 분산시키는 데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부전선의 병력과 화력 부족을 감안하면 이번 작전은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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