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카타르 도하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다음 주에 속개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지만 협상을 계속키로 함에 따라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완전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중재자인 미국·이집트·카타르 등은 이날 만남에서 일부 내용에 대해선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협상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전망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3국은 이날 협상이 끝난 뒤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전 합의 사항을 기반으로 새 방안을 제시했고, 신속한 협상 실행을 가능케 하는 방식에 대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격차를 좁혔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을 구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제공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는 결과를 향한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전달받은 협상 결과가 이전 합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는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등을 보냈다.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번 협상에 이스라엘은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하마스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하마스 측 의견은 이집트와 카타르가 대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국의) 중재자들이 앞으로 며칠 동안 미국의 제안에 대해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월요일(19일)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제안한 3단계 휴전안에 기초를 두고 있다. 1단계는 6주간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 일부 인질 교환이며 2단계는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 영구적 적대 행위 중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3단계는 가자지구 재건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이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파국으로 끝나지 않고, 양측이 협상을 계속하기로 함에 따라 당장 이스라엘과 이란·헤즈볼라간 무력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기본적으로 작년 10·7 기습을 자행한 하마스의 완전 궤멸을 주장하는 반면, 하마스는 일시적 휴전이 아닌 영구적 휴전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교환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의 수와 신원,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통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로운 이동 등도 난제로 꼽히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은 협상이 시작된 지난 1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이집트 접경지 라파 등에서 공습을 단행했다. 또 16일에는 칸유니스와 중부 데이르 알발라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하마스의 정치국 위원인 호삼 바드란은 지난 15일 늦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작전이 휴전 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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