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동원F&B가 독점 수입해 온 미국의 대체육(대안육) 브랜드 '비욘드미트' 판매가 6년 만에 중단됐다. 비욘드미트는 국내에 상륙한 첫 대체육으로 사실상 식물성 식품 시장을 연 대표 제품이다.
최근 들어 국내 식품 업체들이 식물성 대체육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수입산인 비욘드미트의 시장성이 떨어진 여파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2월까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 제품을 판매하고 이후 추가 수입·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올 초까지 대형마트와 온라인 채널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비욘드미트 제품은 현재 자취를 감췄다.
비욘드미트는 미국의 대체육 기업의 제품으로 국내에는 동원F&B가 2019년 초부터 독점 공급했다. 햄버거 패티 타입의 '비욘드버거'를 중심으로 '비욘드소시지', '비욘드비프' 등이 판매됐다.
비욘드버거 [제공=동원F&B] |
비욘드미트는 2019년 당시 대체육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국내 시장에 식물성 육류, 이른바 '대체육' 개념을 알린 제품이기도 하다. 그 이전에도 '콩고기'가 존재했지만, 일반 고기의 육질을 따라가지 못해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국내 1호 대체육인 비욘드미트 판매를 시작으로 고기의 식감과 육즙을 구현한 '대체육' 개념이 확산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는 대신 자체 식물성 브랜드 '마이플랜트'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원F&B는 지난해 3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론칭하고 식물성 참치와 만두인 '마이플랜트 참치', '마이플랜트 만두'를 출시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을 추가로 선보였다.
동원F&B 관계자는 "비욘드미트 단종은 자체 식물성 브랜드 '마이플랜트' 육성을 위한 것"이라며 "향후 리뉴얼 및 라인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식물성 대체육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비욘드미트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봤다. 국산 기술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종류가 확연히 늘어난 데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탓에 수입산인 비욘드미트가 시장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다.
관련해 2019년 롯데웰푸드(당시 롯데푸드)는 자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로미트'를 선보였으며 2021년 농심과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이 각각 식물성 브랜드 '베지가든', '배러미트', 그리고 '플랜테이블'을 론칭했다. 2022년에는 동원F&B가 '마이플랜트'를, 풀무원이 '식물성 지구식단' 등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내놨다.
이외에도 삼양식품은 올해 연말쯤 콩을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론칭을 검토 중이며, 대상그룹도 '배양육' 상용화를 연구하고 있는 등 식물성·대체(대안) 식품 선택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일반 소비자(B2C) 수요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식물성 대체육 수요는 외식, 급식 등 B2B 채널을 중심으로 작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비욘드미트의 경우 수입 제품이라 물류비·운송비가 더해져 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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