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글로벌

트럼프, 케네디 '사퇴 후 합류' 환영...美 대선판 다시 요동

기사등록 : 2024-08-21 10:3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해리스에게 '퇴짜' 맞은 케네디, 트럼프와 거래 성사 임박
케네디 후보 사퇴시 부동표 상당수, 트럼프에게
뉴스위크 "케네디 선택은 트럼프에게 선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집권 2기 때 케네디 후보에게 직책 한 자리 줄 수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나는 그와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며 "그가 (선거 레이스에서) 하차할 생각을 하고 있었단 것은 몰랐지만, 그가 그렇게 한다면 확실히 나는 (그에게 행정부 자리를 주는 것에 대해)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리빙스턴카운티 보안관실을 방문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번 소식은 케네디 후보가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측에 후보직 사퇴 및 지지 선언을 조건으로 해리스 집권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받는 거래를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퇴짜' 맞았단 보도(15일)가 나온 후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케네디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 접촉을 시도했으나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케네디 후보는 이와 같은 거래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논의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5일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지인 위스콘신주 밀워키까지 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논의는 어떠한 결론 없이 끝났지만, 트럼프 캠프 소식통들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유동적"이라며 거래가 아예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앞서 케네디 후보의 러닝메이트(running mate·부통령 후보) 니콜 섀너핸은 한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케네디 후보가 선거에서 중도 하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해 그의 진영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케네디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과 거래가 막히자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두 후보 간 거래 성사가 임박한 모양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사진=로이터 뉴스핌] 

섀너핸은 케네디가 제3 정당을 구축하는 방안 역시 검토하고 있으나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트럼프의 표를 가져오기 때문에 카멀라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다소 밀리는 상황에서 케네디가 제3 후보로 남는다면 필히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가 될 것이란 경고다.

◆ 케네디 후보 합류시 트럼프에게 '큰 선물'

보수 성향 주간 뉴스위크는 "케네디 후보의 선택은 트럼프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섀너핸 말대로 케네디 후보의 사퇴 후 그의 지지층 표와 부동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향할 가능성이 커서다.

NYT와 시에나칼리지가 지난 5~9일 이번 선거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 등록 유권자 1973명에게 설문한 결과 케네디 후보 지지층의 41%가 대안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선택하겠단 응답률은 27%에 그쳤다.

NYT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치를 낸 결과 해리스-트럼프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각각 49% 대 47%로 해리스 후보가 2%포인트(p) 앞선 것으로 집계됐는데, 케네디 후보 사퇴 및 트럼프 진영 합류 시나리오에서는 해리스 46%, 트럼프 45%로 이 격차가 1%p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에머슨칼리지 여론조사에서도 케네디 후보 지지층의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을 택한 지지층은 36%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개최 첫날인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우)과 무대 위에 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케네디 후보 지지율은 5%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해리스 부통령에게 점차 뒤처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어 그의 표 흡수가 절실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된 후 실시된 126개 전국 여론조사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9.4%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6.4%)을 3%포인트(p) 앞선다.

이는 지난 12일 1.4%p에서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케네디 후보를 합류시킨다면 해리스 부통령과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더 나아가 대세를 역전시킬 절호의 기회다. 

뉴스위크는 "현재 케네디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등재된 지역 중에는 경합주인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이 포함된다"며 "케네디 후보가 레이스에서 하차한다면 해리스 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WP도 "대선에서는 작은 퍼센티지 포인트 차이라도 중요하다"며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일부 경합주에서는 불과 1~2%p 차이로 당선이 판가름 났다. 관건은 상대 후보의 유권자들을 나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라고 짚었다.

wonjc6@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