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항공기 친환경 연료인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SAF 성장성에 주목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로 국내 정유 업체들의 SAF 개발과 생산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국내 항공기 연료의 일정 비율 이상을 폐식용유와 팜유, 바이오디젤 등 '지속가능항공유'(SAF)로 채우는 정책을 시행하는 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정부, 이달 말 SAF 활성화 대책 발표...연료 2% 안팎 사용 의무화
유럽연합(EU)은 탄소 감축 규제 차원에서 당장 내년부터 EU 27개국 모든 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에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SAF)를 연료의 2% 이상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 비율은 2030년에 6%가 되고 2050년에는 70%가 된다. 위반 시엔 1톤당 항공유값의 2배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를 80% 적게 배출하는 SAF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EU와 비슷하게 2% 안팎으로 시작한 뒤 단계별로 의무 사용량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출에 나선다고 지난 달 밝혔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
이번 활성화 방안에 정유사들의 SAF 생산 시설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지도 관심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SAF 생산 시설 투자를 진행중이지만, 정부로부터 세액공제 등 혜택이 미미한 상황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생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일본도 기업의 SAF 생산설비 투자에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조성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경쟁국이 과감한 현금 기반의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 정부의 지원 정책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SAF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와 SAF 생산·사용 관련 차액보조 등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정유사들, SAF 개발 및 상용화 속도...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 시급
국내 정유사들인 이미 SAF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SAF 상업생산을 목표로 울산CLX 내 관련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올해 말 기존 정제시설에 폐식용유 등을 첨가해 SAF 생산 시운전에 나설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0년부터 SAF 상용화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개발에 착수, 올해 6월 국내 최초로 일본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사에 SAF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4월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코르시아(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 인증을 얻었다. 아직까지 양산을 위한 설비는 없지만 에쓰오일이 향후 생산한 SAF를 해외 항공사에 수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 등 탈석유 미래를 감안할 때 친환경 항공유 시장은 예정된 미래"라며 "수요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잠재적 유휴자산인 정제설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SAF는 매력적인 신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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