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5일 예정된 여야 대표 회담에 대해 생중계 방식을 제안한 가운데 여야가 이틀째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측은 '국민들에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주장하나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당내 기반을 세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측 관계자는 2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의 생중계 제안 취지에 대해 "국민들께 국회, 여의도 정치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너무 (제안 의도를) 해석하기보다는 '변화의 시작'을 테마로 '정치도 새로운 모습으로 앞으로 나가자'는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8.08 leehs@newspim.com |
또 다른 관계자도 "여야 대표 회담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으니까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중계하자',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대표 측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은 전날 대표 회담에 대해 '생중계로 전체 공개하는 방식을 제안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 방식과 주제를 툭 던지듯 발표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생중계 방식으로 하자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6월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한 적이 있다"며 "당시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한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여야 대표의 대화를 보는 게 불쾌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어차피 민주당도 새로운 민주당이라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논의의 과정, 그리고 사안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이 보시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생중계 제안을 두고 "다분히 전략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생중계 회담을) 제안하지만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당내 기반도 없고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생중계 회담은 국민들의 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대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까지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시에 이런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정국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생중계 회담은 정국의 새로운 이슈를 줄 수 있고 한 대표의 리더십을 전환시킬 수 있는 터닝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당내에서 한 대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이번 기회에 이재명 대표와 대선주자 1 대 1 구도를 만들어내겠단 의지가 충만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한 대표가 확고하게 여권 내 대선주자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회담 이후 양측의 말들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예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정치의 투명성을 생각해 봤을 때 생중계 방식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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