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전기차(EV) 전략 전면 수정에 나섰다. 기존에 계획한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취소하고 새로운 픽업트럭의 생산도 연기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 기업과 설립한 합작사를 통한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계획은 속도를 내기로 했다.
포드는 21일(현지시간) 2027년으로 예정됐던 3열 SUV 생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EV 업체들이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면서 가격 압박이 거세졌다며 해당 모델의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포드는 기존 브랜드인 익스플로러와 익스페디션의 3열 대형 하이브리드 SUV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 픽업트럭의 생산 계획도 2027년 전으로 미뤘다. 순수 전기차에 들어가는 생산비용 비중도 기존 40%에서 30%로 줄이기로 했다. 포드의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과 고객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기조를 변경해 이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드 차량의 전면부 [사진=블룸버그통신] |
포드는 전기차 부문이 올해 5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의 경영진들은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라인업에서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앞으로 생산할 전기차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경쟁업체들의 급부상과 기술 투자 압박 속에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둔화를 겪고 있다.
다만 포드는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포드와 LG 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서 생산 중인 머스탱 마크-E 모델에 사용하는 배터리 일부의 생산을 내년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을 얻기 위해서다.
포드가 SK온과 설립한 합작사 블루오벌SK은 2025년 중반부터 켄터키주 1공장에서 현재 'E-트랜짓' 전기 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블루오벌SK는 테네시주 블루오벌 시티에서 내년 말부터 포드의 오하이오 조립공장에서 생산할 신형 상용 밴을 위한 배터리를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는 블루오벌 시티에서 조립될 차세대 전기 트럭에도 탑재될 계획이다. 기존에 계획한 2026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짐 폴리 최고경영자(CEO)는 "적당한 가격의 전기차는 적당한 가격의 배터리로 시작한다"며 "배터리 비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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