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 과잉 난관을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으로 돌파하는 분위기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한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이룬 반면, 범용 화학제품 비중이 많은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실적 개선 효과가 입증된 만큼, 국내 석화 기업들은 고부가 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22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 기업 중 금호석유화학과 DL케미칼, LG화학 등은 2분기 실적이 반등했다.
금호석유화학은 1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DL케미칼과 LG화학 석화부문도 각각 939억원,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했고 DL케미칼과 LG화학은 흑자 전환했다.
해당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덕을 톡톡히 봤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용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86% 수준까지 늘었다. 해당 부문은 타이어와 글러브 업체 등 전방 산업의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된 데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며 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DL케미칼 역시 지난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와 PB(폴리부텐)의 수요가 늘면서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POE는 태양광 필름 등에 쓰이며 PB는 엔진오일 첨가제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두 가지 모두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도 올해 2분기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사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레핀계 등 범용 제품이 주력 상품으로 해당 비중만 60%를 넘는데, 이 분야는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악화한 상태다.
다만, 롯데케미칼도 첨단소재 부문과 롯데정밀화학에서 9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부가제품을 담당하는 롯데정밀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1억원)보다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효과가 미미한 데다 중동까지 석화 부문 투자에 뛰어들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외엔 돌파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범용 화학제품 비중을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기초화학 비중을 30%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물량 공세가 여전한데다 중동까지 본격적으로 합세하면 범용 제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사실상 힘들다"며 "올해 2분기 일부 석화기업들의 수익 개선을 통해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불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임을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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