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인도 정부가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더 이상의 규제는 없다"고 더 이코노믹 타임즈(ET)가 2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전자 제조 부문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 5~6건을 승인했다.
이들 프로젝트를 제안한 기업에는 중국의 주요 애플 협력사인 입신정밀(立訊精密·Luxshare),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Micromax)를 보유한 바그와티 프로덕츠(Bhagwati Products)와 중국 화친(華勤)의 합작법인과 함께 홍콩 증시에 상장 중인 대만 기반 기업과 홍콩의 투자를 받는 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은 기업들에 순수 중국 기업과 중국 기업과 관련 있는 기업들이 포함됐다"며 "국경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이후 중국 자본의 진입을 엄격하게 규제해 오던 인도 정부가 처음으로 중국 관련 자본의 투자를 승인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인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인도 제조업, 특히 전자 제조업 부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 속에 나왔다.
모디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현재의 17% 수준에서 2025년 25%까지 늘리고 '글로벌 제조업 허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 같은 목표를 방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인도산업연맹(CII)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 갈등으로 20억 달러(약 2조 6756억원) 규모의 부가가치 손실이 발생했고, 100억 달러의 수출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더 이코노믹 타임즈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도 전자 제조 부문이 지난 4년간 150억 달러의 생산 손실을 입었고, 일자리 10만개를 잃었다"고 전했다.
인도 산업계는 그간 중국과의 무역 관계, 특히 '프레스 노트 3(Press Note3)'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프레스 노트는 인도의 외국인 투자 관련 정책으로, 인도 산업무역진흥청(DPIIT)은 2020년 '프레스 노트3'을 도입하면서 인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 인도에 투자할 경우 중앙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2020년 6월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충돌한 뒤 나온 조치로, 파키스탄·방글라데시·중국 등이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나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인도 진출을 노리던 중국 전자 기업들의 계획이 좌절됐다. 비보(Vivo)는 인도에 부품 생산라인을 지으려고 했으나 정부에 의해 거절됐고, 애플 아이패드 제조업체인 비야디일렉트로닉도 베트남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난달 인도 정부가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체는 당시 소식통을 인용, "태양광 모듈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중국 기업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상무부와 안보 부처가 관련 사항을 검토 중으로,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현재 중국 기업의 대 인도 투자 승인을 위한 정기적 다부처 심의회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프로젝트 승인 조건을 구체화하는 등 안전 장치를 마련한 뒤 중국 투자에 대해 '개방'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체는 "인도 제조업 공급망 육성에 필요한 투자와 기술을 명확히하고, 인도 기업과의 합작 기업에 있어 중국 기업의 지분을 소수로 제한하는 등의 기준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한편 상하이에 본사를 둔 화친과 바그와티와의 합작회사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있는 비보의 옛 제조 단지를 인수했다. 화친은 소수 지분만 가진다.
화친은 과거 인도 전자 제조업체인 라바(Lava)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인도에 진출하고자 했으나 정부 승인을 얻지 못해 포기했다.
입신정밀은 타밀나두주에 제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입신정밀은 앞서 2020년 5월 약 75억 루피(약 1195억원)을 들여 타밀나두주의 모토로라 스마트폰 공장을 인수하기로 현지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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