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위한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당 대표가 힘을 싣는 만큼 금투세 유예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해당 간담회는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자본시장 관계자와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7 choipix16@newspim.com |
최근 한동훈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주장에 앞장서 왔다. 지난 22일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금투세 폐지를 정치 회복 1호 안건으로 삼자"고 하더니, 닷새 만에 관련 간담회에 등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금투세를 포함한 다양한 세제개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밸류업은 결국 기업들이 하는 것이지만, 그 기반과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은 공적 영역"이라며 "금투세 폐지·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상속세 문제 등 세제 개편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와 청년의 자산 형성 측면에서도 금투세 폐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 세대를 보면 주식을 하는 청년들이 굉장히 드물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응원하는 것은 청년의 꿈과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여당 관계자들도 금투세 시행 폐지를 촉구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코스피 지수 급락 사태를 분석해보니 미국 경기 둔화 조짐·엔 캐리 트레이드 등 외부 영향에 국내 주식시장 수요 기반이 취약하다는 결론이 났다"며 "금투세 폐지는 국내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을 겨냥할 수 있는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금투세 적용 대상자는 15만명밖에 안 되지만 실상 보면 개인 주식 시가 총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며 "이분들이 빠지면 국내 자본시장은 밑 빠진 항아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기 논리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얘기들을 하고 있지만, 얼른 금투세 시행 폐지에 대해 논의해서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주식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투세 시행 폐지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이같은 행보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정책을 고려해서 자본시장 투자자에게 피해 안 가도록 금투세가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사 관계자도 "이미 금투세는 지난 2023년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 탓에 한 번 유예가 된 법안"이라며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고, 최근 한동훈 대표까지 금투세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니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예측했다.
다만 금투세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의 시행·폐지 여부를 떠나서 확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유예를 결정할 것이면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 폐지 쪽으로 갈 것이면 명분이 확실한지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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