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 반등과 함께 치솟던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대금이 8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직전 고점 부근으로 집값이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고 수요자들이 서울 외곽, 경기도 인기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이 12억 676만원(지난 26일 기준)으로 전달(12억4625만원) 대비 4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평균 거래금액이 하락한 것은 8개월 만이다. 지난 2023년 12월 10억3576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찍은 후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은 지속해 상승했다.
지난 3월 11억원선을 넘어섰고, 6월에는 역대 최고가인 12억원선을 돌파했다. 연초 이후 무섭게 치솟던 서울 평균 거래금액이 지난달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아파트값 급등으로 매수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평균 거래금액이 8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평균 거래금액의 상승은 거래량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급매물 소진 이후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였음에도 추격 매수세가 이어져 아파트 몸값이 껑충 뛰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600건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 거래량이 8000건을 넘었던 것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화했을 당시인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4년 만이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도 주택 매수에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단지들은 직전 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7∼8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가에서 2021년 이후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의 직전 최고가와 비교해 매맷값이 평균 90%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와 용산구는 거래금액이 직전 최고가의 평균 99%까지 올라섰다. 강남구가 97%를 회복하며 뒤를 이었고, 마포구와 종로구가 각각 95%, 성동구와 중구가 93%를 회복하는 등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도심 핵심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전고점 돌파가 임박하자 이달에는 거래량은 전달대비 급감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50건이다. 일별 평균 거래량은 71건으로 이를 단순히 계산하면 남은 신고기간을 감안하더라도 8월 아파트 거래량이 총 5000건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매수세 증가가 없다면 한 달 새 거래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서울 외곽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서울 거주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지역은 남양주다. 남양주의 외지인 거래는 총 428건으로 이 중 서울 거주자가 82.9%인 355건을 매수했다. 의정부와 하남, 광명도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이 전체의 80%가 넘었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매맷값이 저렴한 데다 서울지하철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철도 인프라 확충에 따른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핵심지역 위주로 상승하던 아파트값 변동률이 최근에는 서울 외곽, 경기도 주요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을 중심으로 매맷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시장에 가격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며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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