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8-29 15:10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및 미정산 사태 이후 인터파크커머스와 알렛츠 등 다른 e커머스도 피해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실질적 대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두 기업의 피해는 분산돼 있어 집단분쟁조정도 밟기 어려운 상황이다.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접수된 인터파크커머스와 알렛츠 관련 피해 상담은 1000건 이상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7월21일부터, 알렛츠는 이달 5일부터 피해 상담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29일 오전 9시 기준 인터파크커머스의 피해 상담은 91건, 알렛츠는 1035건이다.◆ 정부, 인터파크커머스 피해액 550억원 추산…알렛츠 피해도 '눈덩이'
정부는 현재까지 인터파크커머스의 미정산 대금은 550억원, 판매자 포함 채권자는 5만명 안팎으로 추산한다. 피해자 집단은 피해 금액이 이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한다.
지난 7월 큐텐 그룹 자회사인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항공·숙박 및 상품권 품목을 중심으로 정산 지연 및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자 인터파크커머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파크커머스 내 판매자 거래 중단, 구매 고객 이탈이 이어지자 판매자 대금 지급 지연으로 이어졌다.
정부와 업계는 티몬·위메프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60~70일가량인 긴 정산 주기를 꼽았다. 알렛츠 역시 45일 수준으로 긴 편이었다. 그렇지만 인터파크커머스의 정산 주기는 약 15일이었음에도 피해가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았다. 김용환 대표는 "현재까지 피해 금액은 추산 정도일 뿐 정확히 계산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채권자협의회를 통해 변제 방안을 협의하는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울회생법원은 인터파크커머스가 AR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회생 절차 여부에 대한 결정을 9월 23일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가구 전문 온라인 플랫폼 알렛츠는 이달 중순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알렛츠 입점 판매자들은 이달 16일이 중간 정산일이었지만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정산 금액이 수백억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티메프와는 달리 집단분쟁조정 절차 어려워…구제 하세월
인터파크커머스와 알렛츠 사태에 대한 소비자와 입점업체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피해 구제에는 하세월이 걸리고 있다. 특히 집단분쟁조정 절차도 어려운 상황이다.
집단분쟁조정은 50인 이상 소비자가 '같은 물품 또는 비슷한 유형'으로 피해를 봤을 때 일괄 구제하는 제도다.
티몬과 위메프는 여행·숙박·항공권, 상품권 중심으로 다수의 피해가 발생해 각각 집단분쟁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터파크커머스와 알렛츠는 품목별 피해가 다양해 집단분쟁조정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여행과 상품권 중심으로 피해가 몰렸던 티몬과 위메프와는 달리 인터파크커머스와 알렛츠는 피해자가 많지 않고, 품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집단분쟁조정이 가능할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 관계자는 "관련 피해는 1372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를 통해 상담 및 피해 구제 등의 절차를 현행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e커머스의 정산 주기 등도 문제였지만 지난 15년간 e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거래액 중심 성과 위주의 사업이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라며 "정부는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빠른 사태 파악과 조기 진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