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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정면돌파 선택한 한동훈, 차기주자 차별화 주목

기사등록 : 2024-08-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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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의대 증원분 유예 대안에 대통령실 즉각 거부
"의료 개혁 필요하지만, 국민 걱정과 불안감 잘 듣고 반응해야"
친윤계 반발시 리더십 약화, "현 권력과 맞선 것 자체는 의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여권의 대표적인 대선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적 갈림길에 섰다.

의정갈등의 원인인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해 2026년 유예안을 제시했다가 대통령실의 즉각 거부에 마주한 것이다. 국민적 공감이 큰 이슈를 선점했지만, 집권이 2년 이상 남은 현재 권력과 갈등이라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인천=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8.29 pangbin@newspim.com

한 대표는 대통령실의 거부 방침에도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으로, 어떤 것이 정답인지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며 "당이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29일에는 한 발 더 나가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의료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동력은 국민"이라면서 "다만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감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제가 제시한 대안은 의료개혁의 본질적인 동력을 잃지 않는 선에서 말한 것이고 다른 대안도 있을 수 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정부와 여당이 좋은 결론을 내고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정 갈등설에 유연성을 보이면서도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의 이번 문제 제기 방식을 차기주자로서의 차별성 부각을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라며 "저는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대표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당대표 출마자, 당직자 초청 만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2024.07.24 photo@newspim.com

추석 전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회동 역시 연기됐다.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임기 2년 반이 남은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은 정부와의 원활한 협조로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여당 대표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인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실의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의료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 대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다수인 당내 친윤계가 이 문제로 반발하고 나설 경우 한 대표는 당내 리더십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미래 세력인 한 대표가 차별화를 이뤄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 당정 갈등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맞선 의료 문제는 국민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좋은 이슈를 선택했다"며 "지금의 갈등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현 정권과 맞붙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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