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 진단과 해소 방안 관련해서도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행으로 지난달 30일 방송된 뉴스핌TV KYD 유튜브 방송 <이슈터미네이터> '논란의 금투세 폐지 vs 시행,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 끝장토론'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홍 전 의원은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이 45개국 상황을 비교해 작성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리포트를 제시하며 "그 원인은 ▲주주환원(43%)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재무특성(36%) ▲기업지배구조(14%)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등 기타(7%)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은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ROE 등 재무특성은 비영업자산활용 증대와 계열사 부당지원 차단, 기업지배구조는 소액주주 권리보호 강화와 이사회 선관·감시의무 강화 등을 포함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진행을 맡은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리포트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KYD 유튜브 방송 <이슈 터미네이터> '논란의 금투세 폐지 vs 시행,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 끝장토론' 캡쳐] =2024.08.30 yunyun@newspim.com |
토론자인 오 의원은 이중에서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대주주 감세 특혜 중심인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코리아 부스트업(boost up)' 프로젝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최 의원은 '주주환원 미흡'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해 초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했다. 지난 5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사장기업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기업의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고 공시하도록 했다.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밸류업 계획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의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포함했다.
먼저 오 의원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두산그룹과 SK 이노베이션·E&S 합병,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상장 등을 언급하며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오 의원은 "과거에는 '북한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현재는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자본시장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부차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논의되는 건 오너 중심 경영, 일감 몰아주기, 특정 회사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등에 대한 우려,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로 인한 불신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를 '가치가 누수됐다'고 표현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내 주식의 가치가 그만큼 평가되지 못하고, 어디로 누수되기 때문"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잘못된 합병 비율로 삼성물산의 주주들은 그만큼 손해를 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하면서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해줬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과 적자회사 두산로보틱스 간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도 적절한가"라며 "전부 하나의 계열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M&A인데, 의사결정 방식이 시장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불신을 자아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왼쪽부터)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뉴스핌TV KYD '이슈 터미네이터' 프로그램에서 대화중인 모습. 2024.08.30 yunyun@newspim.com |
최 의원은 과거 개별 기업이 글로벌 성장을 위해 의사 결정의 중심 및 개별 자원을 투자에 집중하면서 주주환원이 부족한 결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한국 기업들이 주주 환원 많이 미흡했다. 민간 기업의 CEO로 재직했을 당시 보면, 그동안은 글로벌 성장에 회사의 여러 자원, 주요 의사결정을 집중했다"며 "주주환원 등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들이 누적된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CJ 제일제당 대표이사 출신으로, 올해 초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국민의힘의 대구 동구 군위군갑에 공천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른 만큼 해법도 상이했다. 최 의원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을, 오 의원은 코리아 부스트업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소액주주들에 대한 불공정 행위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밸류업이 정책은 윤석열 정부가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부동산으로 향하던 자금의 전환, 한국 증시 저평가 등의 문제점 들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밸류업 정책 주도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주장을 폈다. 다만 지금 제도 도입 이후 몇달이 지나지 않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가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최 의원은 "8월까지 각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비율이 지난해 대비 약 25% 증가했고 자사주 소각도 같은 기간 약 300% 늘었다. 배당도 늘고, 외국인 투자자도 유입됐다"며 " 정부의 (밸류업 정책 도입)은 시의적절하게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오 의원은 밸류업 정책에 대해 "일본의 밸류업 정책을 그대로 베낀 것인데, 일본의 밸류업은 2012년 아베 정부 출발부터 진행돼 왔다"면서 "한국은 총선을 앞두고 전폭적으로 나서다가 여름을 지나면서는 열기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이 이상한 정책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위원회, 금감원 발표 내용이 결국 세금을 깎아주는 것 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서 "일본 밸류업의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 및 배당절차 선진화"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정부의 밸류업에 대항해 지난달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해 "대주주들이 회사의 배당을 늘리고 유통 중인 주식을 매입, 소각해 주주 환원을 늘리도록 하는 것들이 결국 세금으로 유인을 해야 한다"며 "이사회에서 논의할 때 대주주가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조금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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