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기업 니시마츠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김인겸 부장판사)는 5일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니시마츠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1300만원~20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제동원 추가소송 대리인단 임재성 변호사와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 니시마츠 건설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선고 결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는 이날 "이 사건은 소멸 시효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볼 수 밖에 없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2023.02.14 mironj19@newspim.com |
피해자 김모 씨는 1944년 5월 함경북도 부령군에 있던 니시마츠건설의 군수사업체에서 일하다가 사망했다. 김씨의 유족들은 강제징용 피해자가 노역하다 숨진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2019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불법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고,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부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춘식 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고 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일본기업의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라며 "이는 한일 청구권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 보면 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도 "다만 대법원 판결 중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기산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라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사건을 파기환송한 2012년 대법원 판결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봤다"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 사건은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민법 제766조에 따르면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해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으면 이를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날 2심 재판부는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정에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1심과 달리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준으로 소멸시효 기간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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