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초등학교에서도 딥페이크 범죄가 발견되는 와중 현장에서는 학생들 교육에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린 연령대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교사들은 담임 선생님에게만 교육 의무가 부과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접수된 총 196건의 딥페이크 피해 신고 중에서 초등학생 피해 사례는 8건에 달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딥페이크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이에 각 초등학교에서는 이러한 사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디지털 성범죄 사례, 피해 시 대응 요령 등이 공유됐다. 인천시교육청과 경찰청, 젠더온 사이트 등 교육할 만한 사이트 역시 메신저로 전달됐다.
경남 한 초등학교는 교사들에게 연수물을 나눠준 후, 일주일에 한 시간 가량 학생들을 교육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알림장도 쓰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서 제작·보급하는 '디지털 성폭력 OUT' 영상 모습 [사진=부산시교육청] |
다만 현직 교사들은 딥페이크 교육과 관련해서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지만, 나이가 어린 만큼 교육 난이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초등학교 내에서도 딥페이크에 대한 이해도는 천차만별이다. 해당 학생이 저학년인지 고학년인지, 미디어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현장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서 오히려 호기심을 가질 것을 우려했다.
울산지역 2년차 초등 교사인 A씨는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아이들은 딥페이크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데, 유명인 얼굴을 활용한 영상을 보여줘야 이해하는 경우가 있어서 굉장히 고민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5년차 초등 교사 B씨 역시 "도박중독, 폭력예방 교육을 할 때마다 모르는 아이들에게 알려줘서 호기심을 유발할 것 같아 걱정이다. 딥페이크 접근성이 낮다 보니 그 과정에서 유입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담임선생님 한 명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 문제다. 학교 내에서의 예방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교내 선생님이 방송 또는 강당에 모여 하는 전체 교육과, 담임 선생님들이 창체나 교과 시간에 꾸준히 지도하는 개별 교육이다.
하지만 교사가 학교에서 맡은 수업이 다양한 만큼 딥페이크에 집중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 따르면 올해 한해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교원에게 권유하는 원격 연수는 305개에 달한다. 그중 법정의무과정만 추려도 61개다.
폭력 교육뿐 아니라 생명존중, 다문화, 장애인 등 다양한 수업을 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 딥페이크에만 집중하기란 어렵다. 담임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교육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학교에만 책임을 맡길 게 아니라 '딥페이크가 범죄'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미숙 초등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인터넷을 하다가 부적절한 수위가 높은 광고도 흔하게 나오는데, 아이들이 접근하는 데 막을 수 있는 통로가 없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연령대에 따라서 사이트 접속을 통제할 수 있게끔 하고, 텔레그램을 압수수색하고 주동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으로 딥페이크가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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