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민연금 미적립부채 1825조원에 대한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국민연금 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이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해 개혁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안에 미적립부채에 대한 국고 투입 필요성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며 지적했다. 미적립부채는 기금소진 이후 2093년까지 연금급여 부족분으로 미래 연금 부족분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미적립부채는 2231조원이다. 개혁 지연 시 매일 885억원의 국민부담이 가중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04 mironj19@newspim.com |
미적립부채에 대한 논의는 지난 21대 국민연금개혁에서 논의됐던 내용이다. 신승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국고로 미적립부채에 대한 재정을 투입해 미적립부채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내년 국민연금 보험료를 12%로 올리고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 재정 투입, 기금운용수익률 1%를 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신 연구위원과 달리 단계적으로라도 미적립부채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미적립부채로 인한 국민부담을 낮추기위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기로 했다. 노후 소득 보장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감안해 매 0.5%p(포인트) 감소해 202년 40%로 낮아질 계획이었던 소득대체율은 현행 42%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스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국고 투입에 대해 "국고를 투입하는 나라들의 보험료율은 보면 18% 정도 된다"며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대한 국고 투입은 크레딧 제도나 보험료 지원처럼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기에 따른 재정 전망 시나리오 [자료=보건복지부] 2024.09.04 sheep@newspim.com |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미적립부채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현재 10대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제시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기금수익률 5.5%를 적용할 경우 기금소진연도는 2072년으로 16년 늦춰진다.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최대 2088년까지 32년 늦어진다.
김 교수는 "2088년까진 얼마라도 받을 수 있겠지만 고갈 다음이 문제"라며 "10대들이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도 "이렇게하든 저렇게하든 기금이 소진된다는 것이고 보험료율이 오르거나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결국 후세대들이 감당할 빚"이라며 "이는 미적립부채를 해결하지 않아 발생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도 "소득대체율을 42%로 올려도 보험료율을 20.8%까지 걷어야 미적립부채가 안늘어나는 것"이라며 "보험료율을 13%로 올릴 경우 7.8%p 차이만큼의 미적립 부채는 계속 쌓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신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기금수익률을 더 높이는 것으로 가정했는데 가정만으로 미적립부채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 명예연구위원은 "기금수익률 5.5%는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친 것과 다름없다"며 "우리나라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국고 투입을 제외한 방법으로 미적립부채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장 보험료율을 20% 수준으로 올리고 기금운용수익률도 2~3%p 올리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가능성이 없어) 현실적으로 재정 투입없이 기금 소진 시점을 없애는 것은 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개혁안은 완결안이 아니다"라며 "국고 투입을 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석 교수는 "(대신) 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보험료율을 더 올려야 한다"며 "국고는 상황상 연금 납입이 짧은 저연금자를 도와주기위해 사회적 자원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국고 투입에 대해 "국고 투입에 대해 검토는 했다"면서도 "어느 시점에 국고를 투입해야 할지와 투입 규모는 얼마가 될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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