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판소리는 걸어들어갈 수 있는 '오페라'입니다. 또 서로서로를 연결하고, 이야기를 연결하는 '매듭'입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예술감독은 6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열린 '국내외 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판소리가 '마당이자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뉴스핌]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총괄지휘한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예술감독이 6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판소리-모두의 울림'이란 타이틀로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86일간 광주시 전역에서 열린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8 art29@newspim.com |
현대미술제에 '판소리'라는 전통공연을 주제로 택한 것에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부리오 감독은 판소리야말로 '우리 모두가 타고 있는 배'와 마찬가지라고 규정했다. 이는 곧 같은 생태계에 같이 있는 것이며 공통의 장소, 기후변화 같은 매우 중요한 공통의 이슈를 같이 목전에 두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덧붙였다.
이어 "판소리의 발견은 대단한 것"이라며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봤다. 서편제는 소리도 소리이지만 '한국의 공간'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라는 주제를 택했다"고 했다. 즉 판소리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21세기의 사운드스케이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리오 감독은 또 "판소리는 지역성이 있는 주제이자 세계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양의 오페라와 같은 양식을 갖고 있는데 이번 비엔날레는 전시가 중첩돼 나오고, 소리가 곁들여지는데 반드시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이한 것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우리 기획자들은 여러 소리들을 일부러 차단하거나 구획하지 않았다. 서로 중첩되고 연결되며 섞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부리오 감독은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에는 30개국에서 72명의 작가들이 함께 한다. 모두 살아있는 예술가다. 이 점이 다른 비엔날레와 다른 점이다. 동시대 현대미술을 담기 위해 살아있는 작가들의 신작 중심으로 꾸몄다. 이 점이 여타 비엔날레와 가장 큰 차이다"라고 강조했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1965년 프랑스 서부도시 니오르 출신의 미술평론가이자 큐레이터로 1990년대 '관계미학' 이론을 창시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품과 관객의 상호작용을 중심에 둔 큐레이토리얼을 실천해온 그는 베니스비엔날레 리옹비엔날레 타이페이비엔날레 이스탄불비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국제전을 기획했다.
부리오 감독은 "이번 미술제는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아주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라며 "관람객의 신체는 진동을 받아들이는 수신기가 될 것이며, 작가들은 소리뿐 아니라 소리와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저마다의 예술적 담론을 관객들에게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뉴스핌] 광주비엔날레 재단 박양우 대표이사는 "세계 각국에서 광주비엔날레에 파빌리온으로 참여하길 원해 올해는 31개로 늘어났다. 앞으로는 국가관 보다는 세계 각국의 도시와 작가 주체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고 밝혔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9 art29@newspim.com |
이 날 국내외 기자 설명회에 참석한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본전시와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이라는 2개 축으로 광주 전역을 다양하고 실험적인 문화예술의 현장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는 광주비엔날레가 창설 3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올 비엔날레를 전환점으로 광주비엔날레의 미션과 본질을 재확인하고, 광주가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관람객 목표는 지난 14회 때 70만명이 찾았는데 올해에는 100만 명이 관람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어 "전세계에서 광주비엔날레에 파빌리온을 만들겠다는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2년 전 비엔날레 보다 22개가 늘어 올해는 31개가 됐다."고 했다. 박 대표이사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더 많은 파빌리온이 생겨나겠지만 질적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50개 이내로 한정할 것이며 국가관 보다는 세계 각국의 도시와 작가 주체를가 참여하고 하나의 구분과 경계에 정주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올해의 경우 광주시립미술관에 광주관을 만들어 안미희 박지형 큐레이터가 '무등 고요한 긴장'이라는 특별 전시를 선보이는 게 그 출발점이라고 했다.
박양우 대표이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이 본전시와 어우러지면서도 각국가, 기관 등 다양한 창의적 주제가 참여하여 서로의 지식과 자원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활발한 교류의 장으로 역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모두의 울림'은 오는 12월 1일까지 86일간 광주 전역에서 열린다.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