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 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극에 달하면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한 표대결이 재현될 전망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상황이 불리해진 형제 측이 신 회장과 모녀 측의 이사회 장악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6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과 모녀 측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은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허가를 청구했다.
이들은 임시주주총회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늘리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각각 기타 비상무이사,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전문경영인을 앉힐 의도다.
상법은 주주들의 주주총회 개최 요구에도 이사회가 총회 소집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법원에 허가를 받아 소집하도록 허용하고 있어 임시주주총회는 무리 없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표대결의 승기는 3자 연합이 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 신 회장이 모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매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최대주주로 등극한 신 회장 지분이 14.97%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양정밀 지분 3.95%를 포함하면 총 18.92%다.
이에 따라 신 회장과 모녀인 송 회장(5.70%)과 임 부회장(8.11%) 지분 및 친인척과 가현문화재단 등의 지분을 합하면 이들의 우호지분은 48.13%로 과반에 근접한다.
반면 형제 측 지분은 본인들과 특별관계자 등의 지분을 합하면 29.07%에 그친다.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66.67%)및 발행주식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지분 비율 만으로 보자면 현재로선 3자 연합이 유리한 상황이다.
형제 측은 이를 막으려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주주총회 때처럼 소액주주들이 형제 편을 들어줄지 미지수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23.25%다. 소액주주들은 형제 측이 본인들의 지지로 승기를 잡았지만 이후 앞서 공언한 1조원 투자 유치 방안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해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 또한 5.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모녀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상황에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외부 자본을 유입해 주식을 공개매수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 이사 측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으나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주식을 공개매수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임 이사는 지난 2일 한미약품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행동주의펀드를 동원할까 생각 중"이라며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형제 측의 지분이 우세하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주의펀드 등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형제들은 경영권 분쟁에서 한 차례 승기를 잡았음에도 글로벌 사모펀드 등과 논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려왔을 뿐 투자 유치 성과를 내놓진 못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