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북미와 유럽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향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ESS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배터리 기업들은 기존 제품 대비 용량과 안정성을 대폭 강화한 ESS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ESS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400억 달러(약 54조 7200억 원) 수준까지 늘어나고, 오는 2035년에는 800억 달러(약 109조) 수준으로 예상된다.
◆ 삼성SDI, 북미 최대 에너지전시회 참가...ESS용 배터리 라인업 공개
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번 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RE+(Renewable Energy Plus) 2024'에 참가한다.
삼성SDI는 '프라이맥스로 구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전력용 'SBB(Samsung Battery Box) 1.5',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고출력 배터리, LFP 배터리 등 다양한 ESS용 배터리 라인업을 선보인다.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RE+(Renewable Energy Plus) 2024'에 참가하는 삼성SDI의 전시회 부스 조감도 [사진=삼성SDI] |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SDI는 이달 미국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력용 ESS 배터리 'SBB 1.5'를 전면에 내세운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SBB 1.5'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밀도가 37% 가량 향상되어 총 5.26MWh 용량을 구현했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1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납품 계약 막바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LG엔솔, 美 애리조나에 ESS 공장 건설중...양산 속도 높이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7조2000억원을 투입,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장을 지난 4월에 착공했다. 수요 둔화 장기화 우려로 공장 건설은 일시 중단했지만 함께 착공한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은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LG엔솔은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양산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미국 미시간 공장 등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의 일부를 ESS용 라인으로 바꿔 ESS 가동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ESS 시장은 현재 CATL, BYD 등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 현상이 지속되며 최근엔 기술력이 있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대한 ESS용 배터리 주문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첨단 반도체 등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ESS용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주춤한 사이 그 공백을 ESS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신제품 개발 및 투자를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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