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감사원은 지난 2022년 10월 13일 723명의 국민감사청구에 따라 실시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이와 관련된 비용 사용에 대한 감사 결과, 불법 및 부당 행위들이 대거 확인됐다고 12일 발표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감사는 관저 및 집무실 공사와 관련된 총 56건의 계약(총 비용 341억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전 의사 결정 과정과 공사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것은 법령상 문제가 없지만, 시급한 공사 일정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계약 체결 전 공사 착수가 이루어지는 등 여러 법령 위반 사례가 드러났다.
특히 방탄창호 공사에서는 고가계약 체결로 인한 15억7000억원 상당의 국고손실 사례가 확인됐으며, 그 과정에서 민간업자와 사업책임자의 위법·비위 행위도 드러났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 [사진=뉴스핌DB] |
구체적으로 보면, 행안부는 주로 예비비 129억원을 사용해 4개 업체와 10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일부 잔여 공사는 비서실이 자체 예산 20억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행안부는 국가계약 법령을 위반해 사후원가검토조건부 계약 방식을 사용하고, 무자격 하도급 업체가 일부 공사에 참여하도록 허용했다.
또한, 이윤율과 직접구매비 산정 오류 등으로 3억2000만원 상당의 공사비를 과다 지급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소규모 소방공사(1583만원)를 전기공사업체에 통합 발주하기도 했다.
관저 보수공사는 예비비와 행안부 예산 합계 35억7000만원을 사용해 진행됐으며, 일부 업체선정과 공사의 시급성을 이유로 비서실은 예산이 확보되기 전에도 공사를 착수시켰다.
여러 공사에서 발주처 승인을 받지 않은 하도급 사례가 존재하며, 시공업체들의 자격 검토가 소홀히 이루어졌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로 인해 관련 공사업법을 위반한 업체들이 다수 확인됐다.
집무실과 관저의 방탄창호 설치공사의 경우에는 20억40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으며, 경호처와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해 진행했다.
그러나 브로커 A 씨가 다른 업체와 결탁해 계약 금액을 부풀려 약 15억7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2022.06.10 mironj19@newspim.com |
또한, 방탄창호 설치공사 사업책임자인 전직 경호처 B 부장은 브로커 A 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계약금액을 임의로 협의하고, 고가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비위 행위가 확인됐다.
또한 경호청사 등 이전공사와 관련해, 경호처는 사무공간 조성 등 6건의 공사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총 27억9000만원을 집행했지만 일부 공사는 건설업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업체에게 계약이 이루어지는 등 법령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공사비가 부풀려져 실제 시공되지 않은 이중마루 설치공사비 등도 포함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 의사결정과정에서의 직권남용 의혹과 국유재산 사용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가 진행됐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가 의결됐고, 국방부와 긴밀히 소통하여 계획이 수립된 만큼 직권남용은 아닌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국유재산 용도변경 과정에서 국유재산종합계획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도, 관계 법령과 선례를 검토한 결과 중요한 변경 사유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장과 행안부 장관에게 유사 사업 추진 시 재발 방지를 위해 면밀한 사업계획 수립과 철저한 공사관리, 감리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방탄창호 설치 공사, 경호처 공사에서의 법령 위반 업체들에 대한 적정한 조치와 경호처 모 부장의 파면 조치 및 관련자 수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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