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아파트들이 연이어 정밀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집값이 반등할 수 있을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편에 속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중 한 곳인 만큼 재건축을 앞두고 거래가 늘어나며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2021~2022년 집값 급등기때와 같이 젊은층의 유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접한 임대단지는 재건축이 추진되지 않아 주거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데다 강북구 가운데 유일하게 전철역이 없고 동부간선도로와도 다소 거리가 있는 '교통맹지'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동북선 경전철 개통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번동주공1단지에 이어 번동주공4단지의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거래 증가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아파트들이 연이어 정밀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집값이 반등할 수 있을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번동주공4단지. 2024.09.12 min72@newspim.com |
◆ 번동, 주공1·4단지 재건축 확정에 기대감 고조
올해 들어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번동주공1단지와 4단지가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며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재건축이 확정된 곳은 번동주공4단지로 지난달 28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지난 1991년 준공된 번동주공4단지는 최고 15층, 8개 동, 900가구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 2022년 말 예비안전진단 통과 후 2년여만에 재건축 신호탄을 쏘게됐다.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등 세 단계 절차를 거친다. 안전진단 등급은 5단계로 나뉜다. A~C등급은 유지·보수 등급으로 재건축을 할 수 없고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E등급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재건축이 확정된다. 점수기준은 D등급이 45~55점, E등급이 45점 이하다. 주공4단지는 종합 판정점수 44.64로 E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번동주공은 총 5개 단지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영구임대 아파트인 2·3·5단지를 제외한 1단지와 4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올해 1월에는 번동주공1단지가 재건축 확정 통보를 받았다. 1991년에 지어졌으며 최고 15층, 14개동, 1430가구 규모다.
번동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편에 속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 속하고 있어 저평가 기대감으로 인해 지난 2021~2022년 집값 급등기에 영끌족이 몰렸던 지역이기도 하다. 이어 윤석열 정권 들어서는 5개 단지 가운데 분양 단지인 1·4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 되며 관심을 끌었다. 이번 1단지에 이어 4단지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다시금 젊은층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번동주공4단지' 전용 84㎡는 지난 2021년 9월 7억90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올해 4월 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2억원 떨어졌다. 전용 59㎡는 2021년 1월 5억47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 지난해 5월 이후 거래가 없는 상태다. 당시 매매가는 4억5000만원이다. '번동주공1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 2021년 7월 8억73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올해 7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전용 41㎡은 지난 2021년 9월 6억원 이후 지난달 4억2000만원에 손바뀜됐다.
◆ 노후 임대주택, 재건축 상승 효과 제한…"교통 여건 개선 관건"
다만 일각에선 재건축을 하더라도 집값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근의 노후화 임대단지인 2·3·5단지는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고 그대로 존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임대주택 재정비 시범사업으로 서울중계1단지를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사업계획수립 단계로 2025년 사업승인,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 시범사업이 진행중인 만큼 2·3·5단지 정비 사업이 진행되기까진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주변환경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재건축으로 인한 상승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철역과 동부간선도로가 먼 강북의 교통맹지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번동은 강북구 중 유일하게 지하철역이 없는 지역이다. 미아동과 수유동, 우이동은 서울지하철 4호선과 우이신설선이 있다. 이에 번동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선 10~2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따라 철도 인프라 구축이 번동의 운명을 바꿔줄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우선 주공1단지 앞으로는 '동북선' 경전철이 지날 예정이다. 동북선은 16개 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구간은 13.4km다. 오는 2026년 중순 개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우이천역이 주공1단지 바로 앞에 들어선다.
이와 함께 강북구는 새로운 경전철 '신강북선'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구간은 4.19민주묘지역~광산사거리~번동사거리~강북구청사거리~우이천역~장위뉴타운~석관중학교~신이문역~상봉역으로 대부분 한천로, 우이천, 망우선을 따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주공4단지도 지하철 이용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제 막 사업 검토 단계인 만큼 개통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재건축 단지들 대부분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동력을 잃은 상태"라며 "(재건축) 기간이 어느정도 소요될 진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지하철역이 들어서고 재건축으로 인해 주거환경이 개선된다면 현재 시세보단 더 오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