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ECB 금리 인하는 지난 6월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4.06포인트(0.80%) 오른 512.08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3거래일 만에 510선을 회복했다. 이날 0.35% 하락한 유틸리티 섹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섹터가 상승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88.12포인트(1.03%) 상승한 1만8518.3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8.24포인트(0.52%) 오른 7435.07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47.03포인트(0.57%) 뛴 8240.97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79.36(0.84%) 상승한 3만3453.78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121.30(1.08%) 오른 1만1400.20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의 금리 인하는 시장과 전문가들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 동안 ECB 안팎에서는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낮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예치금리는 연 3.75%에서 3.50%로 인하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5bp 인하는 (집행위원들의) 만장일치였다"고 말했다.
그외 레피금리(Refi·MRO)는 4.25%에서 3.65%로, 한계대출금리는 4.50%에서 3.90%로 내렸다. 레피금리가 많이 내려간 것은 이번달부터 예치금리와의 격차를 15bp로 맞추겠다는 ECB 결정에 따른 기술적 요인 때문이었다.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의 쌍끌이 둔화가 꼽혔다.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은 2.2%에 그쳐 2021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지난 1분기와 같았지만 독일이 역성장(-0.1%)을 보여 시장 불안감이 컸다. ECB는 특히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8%로 낮춰 잡았다.
시장은 ECB의 '다음 스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모닝스타의 유럽시장 전략가 마이클 필드는 "금리가 더 인하된다고 해서 경기가 과열될 위험은 낮다"면서 "경제학자들은 ECB가 올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모니터링→금리 인하 식의 패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은 오는 12월에 ECB가 한 차례 더 25bp 인하할 확률을 54%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섹터별로는 광업과 기술 업종이 각각 2.24%, 2.01% 올라 전체적인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광업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비금속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기술주에선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2.07% 올랐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개발 중인 체중 감량 제품이 단 6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2.16% 하락했다.